정치일반
野, 서훈·양정철 회동에 “부적절” 맹공
뉴스종합| 2019-05-28 11:34
한국·바른미래, “대놓고 선거개입” 비판
정보위 개최 관련해선 이견 분명…화력 분산
민주당 침묵 모드…“지인간 사적 만남일 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범야권은 ‘정권 실세’로 알려진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만찬 회동을 한 데 대해 부적절한 만남이었다고 맹비난했다. 다만 대응 방안에서 온도차가 있어 화력은 분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적 만남일 뿐이었다며 말을 최대한 아끼며 대응 중이다.

한국당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들의 회동에 대해 “부절절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총선을 1년도 앞두지 않은 민감한 때 왜 국정원장이 여당의 선거 실세와 만나는가”라며 “대놓고 국정원장이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둘의 만남을 ‘야간 심야 공작 회동’으로 규정했다. 정 위의장은 “야당을 공격할 땐 민정수석이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격했던 청와대가 수세에 몰리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한다”며 “어떤 말이든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은재 의원은 “당 법률지원단이 검토해 서 원장에 대한 고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는 이들과 함께 청와대를 향해 칼을 겨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서 원장은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 수장으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한다. 어떤 성격의 만남이고 무슨 대화를 한건지 성실히 해명하라”며 “청와대도 (이들의)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최소한 주의라도 주는 게 민주주의 국가로 상식적 대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청와대는)양 원장이 사적 만남이었다고 가이드라인을 주면 그대로 공식 입장으로 삼는가”라며 “최순실에 휘둘리는 지난 정부와 다를 바 없는 행태를 스스로 보이는 데 어이가 없다”고 했다. 범여권에 속하는 정의당도 전날 논평을 내 “사실이면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거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일에 대해 정보위원회 소집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는 이 부분에서 이견을 보인다. 한국당은 당장 정보위를 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 중이어서다. 나 원내대표는 “정보위는 국회 정상화와 연계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당 차원에서 서 원장을 부를 수도 있다”고 했다.

반면 바른미래는 하루 빨리 정보위를 열어야한다고 맞섰다. 이혜훈 정보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와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모양만 찾다가 중요한 점을 놓친다”며 “시간이 지나면 서로 말을 맞추고 입막음을 해 진상이 덮힐 수 있다. 한국당이 진실 덮기를 돕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또 “국정원장은 당 차원의 호출에 출석할 이유가 없다”며 “국회 차원에서 불러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친목 차원일 뿐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한다고 했다. 다만 당 인사 모두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선 관련 발언을 하지 않는 등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회의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인 간 만남이란 말을 받아들이는 게 상식적이라고 본다”며 “(두 사람은)수십년 간 인연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전략을 짠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민주연구원은 총선 전략을 짜는 곳이 아닌 정책 조언을 하는 곳”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원율ㆍ홍태화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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