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적정 음주량 하루 40g…폭탄주는 간에 치명적
라이프| 2019-06-25 11:28
술을 마실 때는 천천히 물과 함께 마시는 것이 좋다.
# 제약사에 근무하는 김모(48) 과장은 업무상 술자리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김 과장이 술자리에서 항상 하는 행동이 있다. 첫 석 잔은 무조건 인원수대로 폭탄주를 만들어 원샷을 하는 것이다. 덩치가 크고 술도 잘 먹는다고 자부하는 김 과장은 이것이 술자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음주 습관 때문인지 김 과장은 가끔 필름이 끊겨 집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결국 지난 달 건강검진에서 김 과장은 간 수치가 높아 술을 줄이라는 얘기를 듣게 됐다.

과도한 음주가 간에 나쁘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상식이다. 실제로 섭취한 알코올의 90% 이상은 간에서 처리된다. 그런데 간이 처리할 수 있는 알코올 양보다 많은 양을 장기간 마시면 알코올 대사 물질이 각종 기전에 의해 간 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특히 여러 술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돼 간이 느끼는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알코올이 일으키는 간질환은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 등이 있다. 이런 간질환으로 인해 간암 발생도 증가한다. 알코올 지방간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알코올 간염과 간경변증이 되면 상복부 불편감, 피로감, 메슥거림, 구토 등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황달과 복수로 발전하며 간성혼수, 피를 토하는 등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김강모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은 재생능격이 아주 뛰어나서 알코올 지방간이나 심하지 않은 간염은 금주를 수개월간 지속하면 호전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황달을 동반하는 간염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음주를 지속하면 약 80%의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 간질환은 음주 조정에 의해 호전될 수 있는 병인만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알코올 간질환 치료의 근간은 금주와 영양상태의 개선이다. 적절한 음주량은 남자의 경우 하루 40g, 여자의 경우 그 절반인 20g 이하다. (남자는 소주 5잔 혹은 와인 3-4잔, 여자는 소주 2-3잔 혹은 와인 2잔)

또한 술의 종류에 따라 간질환을 일으키는 정도가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낮은 도수의 술이나 막걸리 또는 와인이 해롭지 않다는 설은 사실이 아니다. 특히 폭탄주는 피하는 것이 좋은데 폭탄주가 해로울 수 있는 이유는 도수의 문제가 아니라 한 번에 들이키는 섭취 방법 때문이다.

술로 인한 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복보다는 식사 후 마시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실 때에는 천천히 마시고 물과 함께 마시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안주도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특히 공복에 많은 양의 술을 갑자기 마시게 되면 알코올이 흡수되기 전에 이미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어 혈중 알코올 농도의 급속한 상승을 일으키고 흔히 이야기하는 필름이 끊기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또한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에는 대부분 탈수를 동반하기 때문에 가능한 천천히 마시고 물을 같이 많이 마시는 것이 알코올 양을 줄이고 탈수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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