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쇼트 韓파스퇴르연구소 부소장 “AI 신약 개발…인간 수명 100세 이상으로 연장”
뉴스종합| 2019-07-10 14:35
스펜서 쇼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부소장이 1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룸에서 열린 '2019 이노베이트 코리아'에서 'AI와 100세 시대'의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인공지능(AI) 기술로 인해 수십 년 안에 인간의 평균 수명은 100세 이상으로 연장될 것입니다.”

스펜서 쇼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부소장은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19’의 특별강연자로 나서 “그동안 인간의 수명은 과학, 보건, 방재 분야의 과학기술 진보에 힘입어 늘어났다”라며 이같이 전했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생명과학 분야 연구개발(R&D)이 의학적 난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경계를 넘어서’(Beyond Boundaries)를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서 쇼트 부소장은 딥러닝 기법을 활용한 신약개발 연구 트랜드에 대해 소개했다.

쇼트 부소장은 “유전, 병리, 영상기법, 의료기록, 투약기록 등 다양한 데이터를 딥러닝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임상진단 단계의 예측 모델링과 데이터 기반 처방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는 기존에 세상에 없던 기술로 시장을 완전히 바꾼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될 수 있다. 최근 딥러닝을 기반으로 하는 의학 연구가 많이 발표되는데 대해 이견의 여지가 없다”면서 “특히 희귀 유전성 장애나 만성질환, 비전염성 질환 등 현대 의학이 풀지 못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15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이미지 분석 기반 빅데이터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AI를 활용한 이미지 분석으로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을 데이터로 처리해 낸다. 이로 인해 병원체에 대한 세포의 반응을 정량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쇼트 부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난치성 질환인 다제내성 결핵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Q203’ 개발에 이 기술이 바탕이 됐다”고 덧붙였다. 다제내성결핵은 아프리카 등 빈민국가에서 주로 발생한다. 지난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진단받은 환자만 50만여명이 넘는다.

현재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자회사인 큐리언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허가당국(MCC)의 승인 하에 남아공 환자를 대상으로 Q203에 대한 임상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2a상은 신약의 치료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지를 살피는 단계다.

쇼트 부소장은 AI 기술이 신약개발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약물은 우리 몸 안의 여러 분자를 건드린다”면서 “그래서 하나의 분자가 아닌, 전체 분자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판단하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연구진이 충분히 검증된 타깃을 발굴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세포의 변형 등이 수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AI를 활용하면 특정 질환과 약물 간 연관성을 추적할 수도 있고 개발 타당성을 검토할 수도 있다”면서 “더 빠르고 더 안전하게 신약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은 0.01%에 불과하지만 이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WHO에 따르면 인간의 수명은 지난 세기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쇼트 부소장은 “평균 기대수명이 낮은 국가에 대한 의료서비스 분야의 혁신이 전 세계 인간의 평균 수명을 늘리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며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에 의한 5세 미만 영아 사망, 설사, 항생제 면역 등에 대한 치료가 향후 인류의 평균 기대수명을 연장시키는데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WHO는 2015년 보고서에서 인간의 기대수명이 약 71세라고 발표했다. 모나코, 싱가포르, 마카오, 일본 등은 80~85세로 가장 긴 기대수명 값을 가진 나라였다. 반면 모잠비크, 소말리아, 카메룬, 레소토 왕국 등 아프리카에 위치한 나라들은 평균수명이 50~55세다. 아프리카 국민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대수명을 가지고 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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