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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이재용 비상경영 최고조…사흘후 日 2차 수출규제 스마트폰·TV도 철저대비 주문
뉴스종합| 2019-07-15 10:2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 사진]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비상경영’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반도체 다운턴(하강국면)으로 실적이 3분의 1 토막난데다 미중 무역분쟁,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따른 경영진 줄구속에 일본 수출규제까지 덮치면서 삼성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이어진 5박 6일간의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바로 다음날인 13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TV까지 컨틴전시 플랜(비상경영 계획)을 주문했다.

일본 수출규제 장기전에 대비해 전(全) 제품을 점검하고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총괄하는 DS부문 김기남 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한국에 불화수소 수출을 제안한 러시아, 중국, 대만 등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방안과 국내 소재 산업육성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4차 산업혁명시대가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앞으로 산업과 경제는 물론 정치 부문에서 어떤 일이 생길 지 모른다”며 “단기 현안 대처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 갈수 있는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대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소재(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 플리이미드)의 긴급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일본 소재 기업의 해외 공장 우회 수출을 통해 일부 물량을 확보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비상경영은 지난 6월부터 본격화했지만 일본의 수출규제가 주력사업인 반도체를 정조준하자 그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일본이 지난 4일 수출규제를 발동한지 사흘 만인 7일 일본으로 날아가 현지 재계 및 금융계 인사를 만나며 해법 모색에 나섰다.

특히 일본 정부가 오는 18일 추가 제재에 나설 것임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를 넘어 스마트폰·TV까지 모든 제품을 점검하고 비상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삼성은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번 위기가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이 부회장이 일본 출장 이후 곧바로 주말 사장단 회의를 개최해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부터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은 물론 비(非) 전자계열 사장단을 잇달아 소집해 하반기 경영전략을 재점검하고 투자 현황을 직접 살피는 등 위기 경영에 나서고 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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