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닻올린 ‘윤석열 검찰’ 정치적중립 약속 끝까지 지켜내길
뉴스종합| 2019-07-26 11:20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가 25일 공식 출범했다. 국회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불발로 불편한 출발이 됐지만 윤석열호(號) 검찰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기대감의 저변에는 정치 권력의 외압을 의연하게 뿌리칠 수 있는 소신과 원칙에 충실한 검사라는 강한 믿음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들이 검찰에 간절히 바라는 게 무엇인지 누구보다 윤 총장 자신이 잘 알 것이란 의미다. 그 바람을 잊지않는 검찰 수장이 돼 주길 바란다.

기대가 큰 만큼 윤 총장에게 주어진 과제도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당장 검찰개혁이라는 중차대한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론과 야당의 반대에도 ‘윤석열 검찰총장’을 밀어붙인 건 검찰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로 보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부분에 관한 한 국민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시작과 끝은 두말할 것 없이 철저한 정치적 중립이다. 검찰 개혁이란 거대한 과제도 따지고 보면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이는 원칙만 충실히 지키면 되는 일이다. 검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지고 검찰개혁이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은 매번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다.

그럼 점에서 일단 시작은 좋다. 윤 총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원칙에 입각해서 마음을 비우고, 한발한발 걸어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권도 국민에게서 나온 권력인 만큼 국민의 입장에서 어떻게 권한을 행사할지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 청문회에서도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만하면 그의 각오는 더 들을 게 없다. 마음을 비우고 원칙을 지킨다면 못할 일이 없지 않은가. 그 초심(初心)만 끝까지 잃지 않는다면 검찰은 원래 있던 그 자리로 반드시 돌아오게 될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과 정치권도 적극 협력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높이 평가한 것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 또한 이날 윤 총장에게 “누구나 법 앞에서 평등하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말라는 얘기인데,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하는 지금의 시스템에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검찰총장의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윤 총장의 초심이 유지를 거듭 당부한다. 어쩌면 이번이 실추된 검찰의 신망을 회복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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