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일본車·일본여행도 ‘급브레이크’
뉴스종합| 2019-07-26 11:30
인천 구월문화로상인회 회원들이 지난 23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상가 밀집 지역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행사’에서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

#.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A씨(41세)는 최근 구입한 일본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김치테러’ 등 피해 소식이 잇따르는 데다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아서다. A씨는 “프로모션을 통해 싼 가격에 (일본차를) 샀는데 이슈에 따라 운행을 주저하게 되면서 갈수록 후회가 커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이후 불매운동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일본차와 일본 여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관련 업계는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7월 성적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일본차 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양국 간 갈등이 해결되기를 바라며 상황을 주시하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판매 위축세는 뚜렷하다.

온라인 ‘내 차 팔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헤이딜러가 일본차의 중고차 인기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고차 딜러들이 일본차를 입찰한 건수가 최근 한 달 새 최대 30% 감소했다.

비교 조사 기간은 6월과 7월 1일부터 21일이었다. 대상은 판매량이 가장 많은 모델인 닛산 ‘알티마’, 토요타 ‘캠리’, 렉서스 ‘ES300h’, 인피니티 ‘Q50’, 혼다 ‘어코드’ 등이었다.

반대로 일본차의 중고차 경매 출품 건수는 증가했다. 인피니티 Q50은 이 기간 127%, 토요타 캠리는 65% 각각 증가했다. 닛산 알티마는 같은 기간 49% 출품 건수가 늘었다.

자동차 종합 플랫폼 ‘겟차’의 기업부설연구소가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일본차 견적 문의 건수는 지난 6월 1일부터 17일까지 2341건에서 이달 17일까지 1374건으로 41%나 감소했다.

일본차에 기름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주유소부터 수리를 거부하는 정비업체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박진우 헤어딜러 대표는 “일본의 무역 보복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이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까지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여행 안가기 운동’에 따른 항공업계의 파장도 크다. 위메프 투어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시작한 이후 일본행 항공권 취소 비중은 5배까지 급증했다. 일본 항공권 예약 건수는 6월 4주차에 전체 예약 건수의 25%를 차지했지만, 7월 3주차엔 10%까지 떨어졌다.

7·8월 일본 노선 항공기 예약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 3% 증가했으나 취소 사례가 늘고 있다. 여행사를 통한 신규 예약자 수도 7월 들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형 항공사(FSC)보다 일본 노선을 주요 수익원으로 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고민이 더 크다. 관련 마케팅을 할 수도, 노선 계획을 빠르게 바꾸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 LCC 관계자는 “3분기 성수기 여객 지표가 연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노선의 침체가 길어질수록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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