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청년과학자들, 가장 큰 고민은 ‘졸업후 불확실한 미래’
뉴스종합| 2019-08-05 11:06

#행정절차의 간소화와 일자리 창출, 인건비 문제가 제일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생활비 지원과 워라밸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상의 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법적 테두리 마련과 교수의 절대적 권한의 축소가 필요하다. 졸업 후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많다.

2019년 이공계 대학원생 등 국내 청년과학자들은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온 지도교수의 갑질문제 보다는 졸업 후 진로 불확실성과 경제적 문제 등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해결을 위해서 대학 및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학생 인건비 현실화 등 정부의 종합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연구재단이 전국 이공분야 대학원생 등 청년과학자 33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과학자들이 연구 및 학업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 설문조사 결과 ▷졸업 후 진로 불확실 ▷경제적 문제 ▷연구 및 학업 수행 ▷지도교수와의 갈등 및 대학지원의 부족 등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 후 진로의 불확실에 대한 고민은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4위에서 그쳤지만 올해는 1위에 올랐다. 이들은 계약직 등으로 인한 고용불안, 전공 일라리 부족, 미래 전공분야에 대한 수요 부족 등을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양질의 과학기술계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미래 진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을 방증한다.

경제적 문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청년과학자들의 소득구간은 응답자의 66.8%가 2000만원 미만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22.1%는 2000~3000만원이라고 답해 여전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학업 병행에 따른 워라밸 부족, 4대보험 및 복리후생 부족, 낮은 급여로 인한 생활비 부담, 장학금 지원 부족으로 등록금 부담 등의 순위로 집계됐다.

연구 및 학업수행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연구결과에 대한 압박과 불안감, 공동연구를 할 팀원 및 선배 부족, 개인연구와 과제병행에 따른 시간 부족, 행정적 업무 과다 및 연구비 처리 불합리 등이 꼽혔다.

지도교수 및 대학지원 관련해서는 학내 연구환경 미흡, 교수의 지도 부족, 교수의 우월적 지위와 연구실 문화 등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청년과학자들은 이 같은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대해 경제적 어려움 해소 및 연구지원 확대 및 지원방식 개선 등 제도개선 및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 해소 방안으로는 학생인건비 상향 및 하안선 제시가 48.3%, 전반적 경제적 지원 확대 18.9%였으며, 진로 및 취업환경 개선 관련, 대학 및 출연연 등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60.8%로 가장 높았고 전문연구요원 유지 확대 및 전반적 취업환경 개선도 13.3%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행정업무 간소화 및 행정전담 인력 채용, 전공분야 연구비 확대, 연구환경 개선 지원, 지도교수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합리한 지시 개선 등도 반드시 개선돼야할 사항으로 꼽혔다.

한편 청년과학자가 연구 및 학업을 시작한 동기로는 교수 또는 연구원이 되기 위해와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의 비중이 각각 40.8%와 26.3%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과학기술 연구 그 자체가 좋아서라는 답변은 25.4%에 그쳤다.

이들이 희망하는 미래 직업 전망에서는 10년 뒤 연구원(54.7%), 민간기업(17.3%), 교수(16.2%), 20년 뒤에는 연구원(35.4%), 교수(30.1%), 민간기업(12.1%), 30년 뒤에는 교수(30.5%), 연구원(27.5%), 창업(13.6%) 순으로 집계됐다. 청년과학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연구원 및 교수이며 장기적으로는 교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혁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 지도교수의 부당한 지시, 연구비 횡령, 행정업무 부담 등은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청년과학자의 애로사항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양질의 일자리 확대, 학생인건비 상향, 연구환경 개선 지원 등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며 지도교수들의 학생들의 향후 진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