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중기대출 연체율 ‘껑충’…은행, 日도발 피해지원 깐깐해지나
뉴스종합| 2019-08-08 11:24

일본의 경제도발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데 은행들이 상반기에 중소기업 여신을 적극 늘리면서 연체율이 높아질 조짐을 보이자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주요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들이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잔액은 431조4000억원 수준이다. 작년 연말 이후 7개월이 지나면서 17조9700여억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이 늘린 중소기업 대출(약 17조5300억원)보다 조금 더 많다.

상반기 은행별 증가폭을 보면 하나은행이 6.5% 수준이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6.0%, 5.7%로 나타났다. 이 기간 이들 은행이 내준 가계대출 증가폭(2.5~4.0%)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신한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이 처음으로 90조원을 넘어섰다. 이 은행은 지난달에만 ‘스마트공장 혁신지원대출’ 등 중소기업을 겨냥한 새 대출상품 2개를 출시했다.

가계대출 총량은 줄이되 혁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대출은 늘리라는 금융당국의 기조는 공고히 유지되고 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 예대율은 가계대출엔 가중치를 둔다. 은행 입장에선 기준을 충족하려면 중소기업 여신을 확대할 유인이다.

문제는 중기대출 총량이 불어나자, 연체율도 꿈틀거리는 데 있다. 상반기 기준 중기대출 연체율은 ▷하나은행(0.41%) ▷신한은행(0.38%) ▷우리은행(0.35%) ▷국민은행(0.29%)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견주면 견주면 신한·국민은행의 연체율이 0.03~0.09% 가량 증가했다.

업종별로 제조업 분야의 연체율이 도드라진다.

신한은행이 제조업체에 빌려준 대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43%에서 올 상반기 0.64%로 올랐다. 하나은행의 경우엔 제조업 연체율은 0.65%에서 0.81%로 뛰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부실채권을 털어내면서 연체율이 낮게 잡히는 걸 감안하더라도 일부 업종에선 연체율이 소폭 높아졌다”며 “아직 건전성을 흔들 만큼의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하반기에 면밀한 리스크관리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은행들이 마련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하반기 리스크 관리의 변수다. 은행들은 대출 만기를 최대 1년 가량 늘리고, 기업마다 1~3억원 한도로 긴급 대출을 할 계획이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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