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이러다 문 닫겠다’…생보사, ‘퍼펙트 스톰’
뉴스종합| 2019-08-09 10:16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이러다 정말 문 닫을 수도 있겠다’

생명보험업계가 ‘공황(panic)’ 상태다. 한화생명, NH농협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의 상반기 실적이 반토막 넘게 빠졌다. 문제는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데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로 인한 매출액 감소 뿐 아니라 금리인하라는 최악의 변수가 더해지면서다.

한화생명의 8일 공시에 따르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1.85% 감소한 934억7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조2138억8700만원으로 1.36%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6.82% 감소한 439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NH농협생명은 상반기 순이익이 121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92억원에서 75.8% 급감했다.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전년 1836억원에서 19.95% 떨어진 1427억원을 기록했다.

다음주 상반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삼성생명도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금융지주 계열 중소형 생보사인 신한생명과 하나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4%와 43.9% 늘었고, KB생명은 52.8% 늘어 생보사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융지주 계열이 아니지만 동양생명도 상반기 순이익이 31.6% 늘었다.

생보사 실적 부진은 신계약 성장이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환헤지 비용이 늘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 탓이다.

생보사들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대비해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서면서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면서 보험료 수입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자산운용도 악화되고 있다.

증권사들도 저금리 지속을 생보사의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및 주요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기조를 감안하면 당분간 저금리 해소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생보업계 전체로 2.5%인 예정이율조차 아직 인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보유 계약의 역마진도 문제지만 금리가 크게 하락해 중장기적으로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업계 예정이율은 여전히 2.5% 이상을 유지하면서 신계약 수익성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은 한화생명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 “최근 주식시장의 어려움과 금리 하락 영향으로 4분기에 대규모 변액 보증준비금 적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부담으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hanira@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