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조국 “성표현물 법적 판단, 예술성·사상성 먼저 살펴야”… 과거 논문 보니
뉴스종합| 2019-08-16 11:09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 후보자가 학자로서 내놨던 연구논문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후보자는 2003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내놓은 논문 ‘음란물 또는 포르노그래피 소고’에서 성적표현이 들어간 작품에 대해 ‘지나친 억압’이 잘못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후보자는 논문을 통해 “현대사회에서는 성 자체가 금기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가 되었다”면서 “음란에 대한 판단은 일차적으로 어떤 작품의 문학성·예술성 여부가 판단되고 나서, 이들이 부정되는 경우에 행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란표현물에 대한 지나친 억압이 현대 사회 속 문학과 예술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사회적인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였다.

조 후보자는 ‘선정적 표현’과 ‘집단 성교’ 등이 묘사된 만화가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 연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몸을 표현하려 한 화가 김인규의 ‘알몸 사진’ 등을 예시로 들었다.

조 후보자는 “(천국의 신화에 나오는 성적 표현은) 우리민족의 상고사를 신화적 상상력으로 그리려 한 작가의 의도가 담긴 것”이라면서 “해당 사건으로 (이현세는) 100권 분량으로 기획했던 이 작품을 8권까지만 내고 집필 중단했다”고 아쉬워했다.

아울러 “(김인규는) 사진을 게시한 탓에 경찰에 긴급체포되고 재직중이던 학교에서는 직위해제 당했다”면서 “작품에 대한 성급한 ‘음란물’ 적용이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가를 보여주는 예”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포르노그라피 작품 전반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급진적 여성주의 운동의 관점에 대해서도 소개하기도 했다. 급진적 여성주의 진영에서는 포르노그라피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성적 착취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포르노그라피 작품들은 전적으로 금기시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많은 학자들은 하드코어 포르노그래피나 아동포르노그래피의 경우, 성폭력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만 그 외의 포르노그래피와 성폭력을 인과적으로 연결시킬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면서 “포르노그래피와 성폭력 간 인과관계 주장은 통속적 인과관계 정도”라고 했다.

또 “급진적 여성주의는 기존의 성도덕 중심의 ‘음란성’ 판단의 남성중심성과 추상성의 문제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고 긍정적으로 판단하면서도, “급진적 여성주의 시각이 원하는 방향으로 규제와 검열·형사처벌이 이뤄진다면, 문학과 예술의 자유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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