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멍게껍질로 만든 센서…옷처럼 입고 유해가스 감지한다
뉴스종합| 2019-09-03 12:01
리프팅 테스트 (좌)기존섬유 (우)연구진이 개발한 복합섬유 [KIST]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멍게껍질로 만든 섬유 소재 웨어러블 센서로 유해가스를 감지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정현수 박사·이승기 박사 연구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희태 교수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이산화질소(NO2)를 감지하는 섬유 소재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후처리 공정이 필요 없고 연속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상용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섬유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센서는 대부분 일반 섬유에 전도성 소재와 센서 소재를 혼합해 코팅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섬유와 코팅되는 소재의 결합력이 떨어져 내구성에 문제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섬유 자체가 전도성을 가지는 그래핀산화물 섬유가 등장했다. 그러나 그래핀 섬유는 후처리 공정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유연성이 크게 저하되고 공정 및 소재 비용이 많이 소요돼 비경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미터스케일생산 제품 [KIST]

연구진은 발상의 전환을 했다. 버려진 멍게껍질로부터 나노셀룰로오스를 추출해 이를 탄소원자로만 이뤄진 탄소나노튜브와 결합해 복합섬유를 개발했다. 나노셀룰로오스가 가진 다공성 구조를 활용해 표면적을 극대화하면서 효율적인 가스 흡착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개발된 복합섬유는 후처리와 촉매가 없이도 기계적 강도와 유연성을 갖췄다. 연구진은 복합섬유를 삽입한 직물을 만들어 유해가스인 이산화질소를 감지하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이미 산업화된 습식방사법으로 복합섬유를 연속 생산할 수 있어 향후 값싼 웨어러블 가스 센서를 상용화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섬유 1m당 약 10원 미만의 제조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현수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센싱 소재가 갖춰야 할 기본 물성을 효율적으로 한 번에 제조할 수 있는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라며 “향후 이산화질소 외에 다른 유해가스 검출용 웨어러블 소재를 경제성 있게 개발하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소재 분야 유명 국제저널인 ‘ACS Nano’(IF: 13.71, JCR 분야 상위: 4.04%) 최신호에 게재됐다. KIST는 제조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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