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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고꾸라질 때…구독경제株, 작년 이후 75% 상승
뉴스종합| 2019-09-20 08:52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구독경제’가 주요 소비형태로 부상하면서, 국내 대표 구독경제 관련 종목들의 주가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100%포인트 가까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만큼의 구독경제형 기업이 등장하진 못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전과 이를 토대로 한 서비스의 차별화 가능성이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구독경제형 모델을 일부 사업에 도입하고 있는 국내 상장사 24곳의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주가는 코스피 및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각각 93%포인트, 98%포인트 초과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가 기조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동안, 구독경제 테마로 묶일 수 있는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률(동일가중평균)은 약 75%에 달했다.

구독경제는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 혹은 상시적으로 제공하는 소비 형태를 말한다. 미국 증시의 '빅4'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애플, 구글 등도 구독경제형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국내 구독경제 기업들은 미국 증시의 구독경제 기업들 만큼 시장 전체를 주도하지 못해 비교적 주목을 덜 받았지만, 결국 투자자들의 기대는 꾸준히 이어졌던 셈이다.

구독경제 모델은 ▷렌탈 ▷정기배송 및 서비스 ▷무제한 이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렌탈 모델에는 생활가전 렌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웅진코웨이와 SK네트웍스, 쿠쿠홈시스 등이 꼽힌다. 정기배송 및 서비스 사업모델을 택하고 있는 상장사는 보안시스템과 건물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스원, 장보기 쇼핑폴을 운영하고 있는 GS리테일 등이 있다. 메가엠디 등 교육업체, 한국기업평가 등 기업정보 서비스 제공 업체, 지니 뮤직 등 콘텐츠 플랫폼 업체 등 무제한 서비스 모델을 제시한 기업들도 구독경제 기업으로 분류 가능하다.

다양한 체감형 소비 트렌드를 감안하면 구독경제의 저변은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 개선을 위한 지속 투자와 고객 빅데이터가 핵심인 만큼 대기업 및 플랫폼기업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등 ICT 기술을 기반으로 낮은 비용으로도 고객별로 최적화된 제품 및 서비스를 공급할 능력이 갖춰졌다는 평가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우리 증시에서 구독경제를 키워드로 한 적극적인 투자나 테마는 부상하지 않았는데, 이는 제대로 된 구독경제형 기업이 없기 때문"이라며 "대다수의 기업대소비자(B2C) 기업들은 구독 사업 추진이 불가피하고, 증시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투영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기업이 재조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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