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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찾는 ‘코리안머니’…英美대형로펌이 먼저 찾아와”
뉴스종합| 2019-10-21 10:20
법무법인 율촌 부동산거래 자문팀 소속 파트너 등 기업법무 및 금융 그룹 소속 변호사들. 왼쪽부터 강형석 미국변호사, 김규동 미국공인회계사, 최진석 변호사(부동산거래자문팀 파트너), 차태진 변호사(부동산거래자문팀 팀장), 김홍 변호사, 김규식 변호사, 김민규 변호사(부동산거래자문팀 파트너). 율촌은 부동산거래 자문팀을 중심으로 거래 성격에 맞춰 유연하게 구성된 전문 인력들을 통해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한국에 정기적으로 와서 기관투자자나 운용사와 정기적 미팅을 갖는 글로벌 유수 로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전세계 부동산 시장에서 한국 투자자들의 위상이 높아지다보니, 한국 로펌으로부터 일감을 건네받는 데 안주하지 않고 직접 컨택포인트를 늘려가겠다는 거죠."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난 법무법인 율촌의 부동산거래 자문팀 변호사들의 전언이다. 변호사 수만 천 명을 훌쩍 넘기는 영미권 글로벌 로펌들이 직접 한국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율촌의 부동산거래 자문팀은 4명의 부동산 전담 파트너를 포함해 10여명의 파트너 변호사가 포진, 총 20여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거래 성격에 따라 팀 외부의 공정거래, 조세, 금융규제 담당 전문가들과 유기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자문을 제공한다.

이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 시 어떤 투자 형태(vehicle)를 택할 것인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투자 수익을 투자자가 직접 가져오는 방식을 택할 것인지, 혹은 중간에 별도 특수목적회사를 세울 것인지, 그리고 부동산에 투자할 다른 회사에 대출을 제공해 이자로 이익을 취할 수도 있고, 지분을 투자해 배당을 받는 방법도 있다. 어떤 비히클을 통해 투자할 것인지 문제는 세금 문제로 이어져 최종 수익률을 크게 좌우한다. 또 현지와 국내 규제·금융당국으로부터 해당 비히클 이용을 허가받을 수 있는지까지 따져봐야 하기에 전문가 조언이 필수적이다.

일례로 호주는 관리투자신탁(Managed Investment Trust·MIT)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할 시 세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MIT를 이용해 호주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국내 금감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호주 과세 당국으로부터 '적격투자자'로 인정받아야 한다. 부동산거래 자문팀장을 맡고 있는 차태진 변호사는 "결국 허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업계 예상을 깨고, MIT를 통한 국내 첫 호주 투자 사례를 만들어낸 바 있다"며 "실제 펀드 성격을 띈다기보다는 단순한 비히클 중 하나에 지나지 않다는 논리로 금감원 등록 문턱을 낮추는 한편, 현지 조세 당국이 투자자였던 공제회를 준정부기관으로서 인식하도록 하는 과정이 수반됐다"고 소회했다.

유럽 주요국들이 세원 잠식과 국가 간 세금 불균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는 것 역시 기관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이슈 중 하나다. 과거에는 유럽 부동산 투자 시 룩셈부르크 등에 별도 회사를 세워 우회 투자함으로써 세금을 줄이는 기법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대출 한도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이같은 방식으로 투자할 유인이 줄어들었다. 김규동 미국공인회계사는 "배당보다는 이자 수취가 세금 공제에 유리한데, 최근에는 납세자에 불리한 쪽으로 법이 개정되고 있는 추세"라며 "해외 투자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이같은 규제 환경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경종이 울리고 이는 해외 부동산 개발 투자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조언을 내놨다. 우선 투자자 이익을 우선 대변해줄 수 있는 현지 로펌과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현지 파트너 운용사와 협력할 시 협력사가 추천한 로펌과 계약하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이 경우 파트너의 입김이 보다 더 반영될 여지가 있다. 대출채권 인수를 통한 투자의 경우엔 차주가 추천한 로펌과의 계약을 피해야 한다. 차태진 변호사는 "한국 투자자를 잘 보호해 줄 수 있는 현지 로펌, 회계법인을 선정하는 게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리스크가 높은 개발 투자 시 현지 파트너 운용사의 역량을 검증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됐다. 최진석 변호사는 "규제 등 현지 실정을 꿰고 있지 않는 이상 개발 건 직접 투자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한편, 율촌은 올해 대형 거래에 잇따라 자문하며 업계 내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지난달 미래에셋대우가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내 호화 호텔 15개를 58억달러(약 7조원)에 인수하기로 한 계약에 자문을 제공했다. 최근 본격 개화하는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관련해서도 홈플러스 리츠, 롯데쇼핑 리츠 상장에 자문하는 등 잇따라 '빅딜' 자문을 수주했다. 김민규 변호사는 "율촌은 규모가 작은 딜에서마저 그룹장을 통해 적절한 전문 인력을 물색하고 팀을 구성해 협업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며 "최선의 결과를 내는 이같은 문화가 율촌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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