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홍콩 16세 소녀 "경찰에 집단 성폭행당해 낙태" 주장 논란
뉴스종합| 2019-11-10 13:46

[헤럴드경제]홍콩에서 16세 소녀가 경찰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임신해 낙태 수술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연합뉴스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가 즐겨 찾는 온라인 포럼인 'LIHKG' 등에서는 지난 9월 홍콩 췬완 경찰서에서 한 16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소문에 따르면 이 소녀가 지난 9월 27일 췬완 경찰서 옆을 지나가다가 4명의 폭동 진압 경찰에 붙잡혀 체포된 후 경찰서 내로 끌려갔으며, 경찰서 내의 한 방에서 이들 4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이후 이 소녀는 임신해 지난 8일 야우마테이 지역의 퀸엘리자베스 병원에서 낙태 수술을 했다는 것이 소문의 내용이다.

경찰의 성폭력을 공개 고발하는 홍콩 중문대 여학생. [출처: 트위터]

홍콩 의료당국 종사자들이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진 'HA 시크릿'이라는 페이스북 계정에는 "이 낙태 수술이 사실이라는 것이 확인됐으며, 법의학 검사를 위해 태아의 DNA가 추출됐다"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홍콩 경찰은 지난달 22일 이 소녀의 변호사가 이러한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의 자체 조사 결과 이 소녀의 주장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경찰 관계자는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결과 이 소녀가 경찰서 옆을 지나거나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힌 영상이 없다"며 "이 소녀가 경찰에 체포된 기록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소녀가 묘사하는 경찰서 내부 구조나 방의 배치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으며, 이 소녀의 의료기록 확보에도 나섰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하지만 홍콩 인권단체들은 경찰의 자체 조사를 믿을 수 없다면서 정부가 독립된 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한 대학생이 경찰의 성폭력을 고발한 후 두 번째 성폭력 고발이어서 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홍콩의 명문대학인 중문대에 다니는 여학생 소니아 응은 지난달 10일 대학 당국과의 간담회에서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직접 드러내면서 경찰의 성폭력을 고발했다.

그는 지난 8월 31일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후 연행된 콰이충(葵涌) 경찰서에서 경찰이 자신의 가슴을 치는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산욱링(新屋嶺) 구치소에서도 한 명의 남학생이 여러 경찰에게 성폭력을 당하는 등 피해 사례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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