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진압작전 이후 더 많은 폭력사태 발생
  남아 있는 시위자들 “분위기, 점점 더 절망적”　

홍콩의 반정부 시위자들과 경찰의 충돌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홍콩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는 가운데, 시위대의 최루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 경찰이 진압 작전을 벌이자 홍콩 시위자들이 이공대를 탈출하려 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경찰은 18일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 이공대에 진입해 진압 작접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새벽부터 시위대의 강력한 저항을 뚫고 이공대 교정에 일부 진입해 음향대포,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 작전을 펼쳤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교내 곳곳에 불을 지르고 화염병, 돌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이공대를 탈출하려고 했지만, 대부분 실패해 400명이 넘는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 캠퍼스에 남아 있는 시위대는 300여명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CNN은 학생회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학생 수십명은 경찰을 피해 탈출해 대기하고 있던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고, 수십 명은 학교 정문 반대편 고속도로로 밧줄을 타고 도망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결국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적십자사는 밤새 부상자 6명을 대피시켰으며, 부상 당한 시위자 중 일부는 사지 골정, 화상, 피부 괴사 등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의 진압 작전이 실시된 후 더 많은 폭력사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진압작전에서 소총으로 보이는 것을 들고 있는 것이 목격됐고, “이 무기들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CNN에 확인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주말 경찰이 필요할 경우 실탄을 발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다.

경찰은 성명은 통해 “시위대가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지고 물건들을 불태웠다”며 “경찰은 해산과 체포 작전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공대 안에 모인 시위자들은 불을 질렀고,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시위자들은 지난 18일 오전부터 이공대를 떠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는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고 경계선을 넓힌 뒤 다시 후퇴했다. 시위자들은 또 떠나려는 사람들이 체포되고 있고, 당국에 포위되고 있다며 불평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그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분위기가 점점 더 절망적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위자(23)는 “물론 떠나고 싶다”며 “하지만 떠나려고 한다면 우리를 체포할 것”이라며 걱정했다. 그는 다치치는 않았지만 자신이 캠퍼스 안에 있는지 모르는 부모님께 어떻게 말할지 걱정이라고도 했다.

CNN은 지난 6개월 간의 반정부 시위 가운데 가장 폭력적이고 극적인 장면들이 이번 시위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공대 캠퍼스 안과 주변에는 바리케이드와 벽돌, 잔해, 우산 등이 곳곳에 널려 있는 충격적이고 파괴적인 장면이 보였다. 대학 입구 근처에 설치된 대규모 화재로 인해 엄청난 양의 연기가 드리워져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또 학교로 연결되는 주요 다리에서는 또 다른 화재가 발생했는데, 시위자들이 경찰차에 화염병을 던져 불을 지르고 물러서게 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6월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반대하며 시작됐으며, 이로 인해 대규모 시위가 촉발됐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