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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감독이 앓는 ‘췌장암’, 말기(4기)에 발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라이프| 2019-11-23 06:46
유상철 감독. 연합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최근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유상철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췌장암 4기로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많다. 건강한 운동선수 출신인 유 감독이 말기에 해당하는 4기에 췌장암을 알게 된 것은 췌장암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특성 때문이다.

췌장암은 환자의 90% 이상이 진단 후 1년 내에 사망한다고 알려진 무서운 암이다. 췌장암으로 사망한 유명인 중에는 애플의 스티븐 잡스가 있다.

췌장은 위장 뒤쪽에 가로로 길게 위치하여 소화효소와 각종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췌장에 이상이 생기면, 다른 소화기질환과는 달리 일반적인 내시경이나 초음파, 일반혈액검사로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오치혁 교수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췌장과 담도는 주변에 중요한 혈관이 많고 복강이나 간과의 근접성이 높아 중요한 기관”이라며 “하지만 몸속 깊숙이 위치한 탓에 관리와 검사에 많은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췌장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대부분 복통과 체중감소를 경험하게 되고, 일부는 황달을 호소하기도 한다. 복통은 흔히 윗배에 불편감을 호소하고 식후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체중감소는 식욕감소 때문에 발생하거나 복통 또는 소화효소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다. 지방분해가 덜 되어 기름기가 많은 변을 보기도 한다. 황달은 특히 췌장암이 췌장의 머리 부분에 발생한 경우 초기부터 생길 수 있다.

췌장은 인체 내 깊숙이 위치해 있어 진단이나 수술 자체가 매우 어렵다. 진단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복부 CT촬영이며, 크기가 작거나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CT, MRI, 내시경초음파, 췌담도내시경 등의 다양한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특히 췌장암으로 인한 절제술은 췌장과 십이지장, 담관, 담낭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이를 다시 소장과 연결하는 등 과정이 복잡하고 정교한 접합기술이 필요한 수술이다.

경희대학교병원 간담도췌장외과 박민수 교수는 “여러 장기를 광범위하게 절제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의 안정성 확보와 합병증 최소화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며 “복강경·로봇수술은 확대된 시야 속에서 최소한의 절개를 통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강경·로봇수술은 수술의 안정성과 더불어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며 출혈이 적고 통증이 적어 개복수술에 비해 빠른 회복을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박 교수는 “다만 수술별 장·단점이 있기에 환자 개개인의 우선순위와 여건을 고려하여 전문 의료진과 논의 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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