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급 4만원 인상 등 교섭 재개 2주만에 잠정합의 ‘결실’
어려운 경영환경 한목소리…현대차 새 지부장 선거 영향
미래발전위 운영도 큰 의미…오는 13일 찬반투표서 확정
신차 효과 기대감…“출시 앞둔 K5 초기물량 확보에 최선”
기아차 소하리공장 생산라인 모습. [기아차 제공]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파업 없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중도 실리를 내세운 현대차 노조 지부장 선거의 영향과 위기의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10일 소하리공장에서 최준영 대표이사와 최종태 신임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16차 본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신임 노조 집행부와 교섭을 재개한 지 2주 만이다.
노사는 지난 6월 13일 상견례 이후 매주 2~3회 교섭을 진행했으나 노조 집행부 임기가 만료되면서 새 노조 집행부가 꾸려진 이후 11월 26일 교섭을 재개했다. 잠정합의안은 오는 13일 예정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 포함) 인상과 성과 및 격려금 150%+3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등이다.
노사는 완성차 생산라인 근무자의 사기 증진을 위해 라인 수당을 일부 올리는 것(S급 5000원)도 합의했다. 사회공헌기금 30억원 출연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어려운 상황이 노사의 빠른 합의를 견인했다. 노사가 ‘고용 안정과 미래 생존을 위한 미래발전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 노조 지부장 선거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일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에 선출된 이상수 신임 지부장이 실리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면서 현대차그룹 내 생산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종태 신임 노조 지부장이 전임 지부장보다 더 강성으로 분류돼 협상이 어렵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며 “현대차보다 늦어진 임금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노사 양측의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신차의 출고 대기기간 단축과 품질 향상 여부도 관심사다. 현재 출고 대기기간이 16주로 적체가 여전한 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와 모하비 더 마스터의 고객 인도를 앞당겨야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울 수 있어서다.
사전계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5의 초기 물량 확보에도 노사 합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기아차가 밝힌 K5의 내수 판매 목표는 7만대다. 월 생산량을 6000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숫자다.
기아차 관계자는 “K7 프리미어와 셀토스, 모하비 더 마스터 등 신차들의 성공에 이어 이달 시판하는 3세대 K5에 대한 고객의 기대가 크다”며 “신차를 적기에 공급하고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하는 데 노사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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