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靑 "호르무즈 국제협력 기여방안 검토"...’단계적 파병’ 나서나
뉴스종합| 2019-12-13 09:14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지난 12일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예멘 해역에 급파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이 지난 8월 13일 부산작전기지에서 아덴만으로 출항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그동안 미국의 계속된 압박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두고 청와대가 파병에 참여하는 쪽으로 본격적인 검토에 나섰다. 청와대는 당장 전투부대를 파병하기보다는 장교를 먼저 파견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사실상 ‘단계적 파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청와대에 따르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함께하라는 미국 측의 요구에 대해 우리 참모 장교 1명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지휘통제부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는 전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주재로 진행된 NSC 직후 “상임위원들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며 논의 내용을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은 수차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해왔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측의 요청에 대한 답”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전투부대 파병 대신 참모 장교 파견을 먼저 진행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결국 이번 결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파병 논의가 구체화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정부 입장에서 다각도로 검토를 해왔다”며 “파병 자체에 대한 여론도 살펴봐야 하는 데다가 여러 외교적 사안도 함께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파병이 이뤄지더라도 단계적으로 진행해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그간 균열 우려가 일었던 한미 양국 관계의 극적인 개선을 위해 참여 수위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으며 무력 도발이 계속되는 데다가 주한미군의 방위비 협상 역시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측에 한국이 안보 분담에 적극적이라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NSC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와 함께 “최근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조기에 재개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4차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새로 병력을 파병하지 않고 이미 소말리아 인근에 파병된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재배치하는 방식도 고려되고 있다. 그러나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최근 우리 선박이 나포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안전 문제가 계속되고 있어 재배치 방안도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비교적 우호적인 이란과의 관계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결정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이란은 최근 일본이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를 파병할 계획이 있다는 발표를 하자 강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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