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이란 공습 후폭풍]이란 군부 제거 도화선은 미국인 포격 사망…동선 캐낸 후 드론 동원
뉴스종합| 2020-01-04 10:03

지난달 27일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 대한 로켓포 공격을 받은 이후 미국이 배후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를 지목, 미·이란 간의 갈등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현지시간) 한 군인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공격으로 불이 난 바그다드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 [AP]

[헤럴드경제 모바일 섹션]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 살해를 감행한 것은 지난 27일 미국인 포격 사망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의 동선을 파악해가며 공격을 정하는 임기 표적 방식을 채택, 드론을 동원해 작전에 나섰다.

3일(현지시각) CNN 방송과 뉴욕타임즈 등 다수의 외신 보도는 지난달 27일 이라크에서 미국 민간인 1명이 로켓포 피격으로 사망한 것이, 이번 공습의 직접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자국민이 공격당했을 때 무력 대응에 나서겠다며 ‘레드라인’을 정해놨는데, 이란이 이 선을 넘어선 셈이다.

여기에 솔레이마니가 이라크와 주변에 있는 미국인들을 공격할 계획이 임박했다는 정보가 공습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수백명은 아니더라도 미국인 수십명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도록 했을 것”이라며 “많은 무슬림과 이라크인, 다른 나라의 국민도 살해됐을 것”이라 주장했다. 국방부도 “솔레이마니는 이라크 등지의 미국 외교관과 군인을 공격하는 계획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은 솔레이마니가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한다는 정보를 미리 캐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드론을 이용한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MQ-9리퍼 드론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솔레이마니의 위치 추적에는 비밀 정보원과 전자 도청, 정찰기 등이 동원됐다.

미국은 정부가 군사 작전을 감행할 때 하원에 이를 미리 통보하게 되어있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등 민주당 의원들은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 의원 등 일부에게만 사전 통보가 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 함께 군을 파견하고 있는 동맹인 영국에도 이를 통보하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당시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케빈 매키사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의원들과 고기구이, 아이스크림 등으로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는 2017년 봄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을 명령한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초콜릿 케이크를 먹었던 일과 비슷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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