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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금융그룹 싱가포르·홍콩 지사 설립…中자본 정조준
뉴스종합| 2020-02-05 10:02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VI자산운용(구 하이자산운용)과 VI금융투자(구 하이투자선물)를 인수한 VI금융그룹이 출범 첫 행보로 싱가포르와 홍콩에 각각 지사를 설립한다. 대규모 중국 자본이 흘러들어가고 있는 아시아 주요 도시에 거점을 마련하고 글로벌 금융회사로 거듭나겠단 전략의 일환이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VI금융그룹에 인수된 VI자산운용, VI금융투자는 올초 각각 싱가포르와 홍콩에 지사 설립 절차에 돌입했다. 홍콩 브이아이애셋매니지먼트(VIAMC, 구 해천국제증권)와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PE)가 지난 1월 VI금융그룹을 출범한 이후 첫 행보다.

VI자산운용은 싱가포르에 터를 잡고 현지 자산운용업계에 본격 진출한다. 우선 지사를 낸 후 현지에 자산운용사나 신탁회사 등을 인수 혹은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는 최근 홍콩과 아시아 금융 허브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요충지다. 싱가포르는 양도소득이나 상속, 증여 등 자본 이득에 대한 과세가 없다. 홍콩 고액 자산가들이 홍콩시위 장기화로 ‘탈홍콩’ 기류를 보이면서 대안으로 고려하는 지역이다.

VI금융투자는 홍콩에 지사를 낸다. 홍콩 증시 시가총액은 약 5조달러(6000조원)를 넘어서며 여전히 아시아 증시 강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VI그룹이 보유한 증권·투자자문·자산운용 등 세 가지 라이센스를 활용해 VI금융투자는 향후 증권사로 도약 채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주 뱅커스트릿PE 총괄대표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세계화와 지역화 동시 진행)을 통한 해외진출 전략 실행을 위해 지사 설립을 결정했다”라며 “현재 법무법인에 설치 절차와 방법을 의뢰한 상황이며 답변이 오는대로 바로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사 설립으로 전열을 정비한 VI금융그룹은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본격 돌입한다. 지난 2018년 4월 케인양 의장과 이병주 대표가 공동 설립한 뱅커스트릿PE는 2024년까지 5년간 운용자산 20조원 규모를 달성해 글로벌 10위 PEF를 목표로 삼았다.

이전까지는 VIAM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 등을 인수하고 글로벌 VI 브랜드 내 내재화하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사모펀드로서 본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인수 건을 검토 중이다.

뱅커스트릿은 특히 고객 빅데이터를 보유한 전자상거래 업종 등 섹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던 것도 고객 데이터 보유 매물에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단순 핀테크 업종도 금융 플랫폼을 확보·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고객 데이터를 보유한 상거래 업체로 다방면 고객 섹터를 확보해 VI금융그룹 목표인 ‘내 손 안의 글로벌 투자은행’을 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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