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UNIST 이창영 교수팀, 대면적 ‘소금 렌즈’ 형성 성공
뉴스종합| 2020-02-13 14:33
[이창영 교수 연구팀사진] (좌측부터) 민혜기 연구원, 김윤태 연구원, 이창영 교수

[헤럴드경제(울산)=이경길 기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금’을 이용해 일반적인 환경에서 나노 재료를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 이용훈)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창영 교수팀이 ‘소금 결정’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를 상온·상압에서 손쉽게 관찰할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이번 연구에서 탄소나노튜브 위에 만들어진 소금결정들이 나노물질을 관찰 하는 ‘렌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탄소원자가 육각형으로 결합해 원통 모양으로 연결된 탄소나노튜브는 특이한 기계·전기적 성질로 주목을 받는 소재이다. 하지만 그 크기가 너무 작아서 일반적인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어렵다. 전자빔을 이용한 전자현미경이나 원자 사이의 힘을 이용한 원자힘 현미경 등으로 관찰이 가능하지만 사용 방법이 까다롭거나, 관찰 가능한 면적에 제한이 있었다.

연구팀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금을 이용해서 이러한 한계들을 극복했다. 1차원으로 정렬된 탄소나노튜브에 소금물을 떨어뜨린 후 전기장을 가하면, 소금 이온이 탄소나노튜브 외부 표면을 따라 이동하면서 소금 결정을 형성하게 된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 위에 형성된 소금결정이 탄소나노튜브의 광학신호를 수백 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보통 물질은 빛을 받으면 내부 분자가 빛 에너지와 상호작용해 새로운 신호, 즉 광학 신호를 방출한다.

이 신호를 증폭해 분석하면 물질 특성을 알 수 있는데, 소금 결정이 광학 신호 증폭시키는 ‘렌즈’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소금 렌즈’를 이용해 탄소나노튜브의 전기적 특성이나 지름까지 손쉽게 알아냈다.

연구팀은 한 발 더 나아가 ‘소금 렌즈’로 극미량의 포도당(glucose)과 요소(urea) 같은 분자를 탄소나노튜브 외부표면을 통해 이동시킨 뒤 탐지해내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2월 12일자로 출판되었으며, 가천대 신소재공학과 한재희 교수도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의 기초연구사업(신진·중견연구),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그리고 산업통상자원부(MOTIE)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hmd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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