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유노 날씨][단독] 김종석 기상청장 “가뭄 대비 위한 ‘인공강설’ 연내 시도”
뉴스종합| 2020-02-14 09:57

기상청 전경. [기상청 제공]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올 겨울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강수량은 많지만 신적설(눈이 내려 쌓인 양)은 역대급으로 적은 양을 기록하고 있다. 돌아오는 겨울에도 비슷한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상청은 연내 가뭄과 산불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의 인공 강설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14일 “돌아오는 12월 겨울에는 실용적인 목적의 인공 강설 또는 인공 증설(더 많은 양의 눈이 내리도록 유도하는 것)을 시도할 것”이라며 “겨울철 눈은 비와 달리 쉽게 흘러 나가지 않고 식물과 토양에 흡수돼 봄 가뭄을 막아줄 뿐 아니라, 수분을 축적해 대형 산불 대비에도 비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상청장.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인공 강설이나 인공 증설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대회 당시 충분한 눈이 확보되면서 실용화할 기회는 없었다.

이번 겨울은 강수량은 많지만 따뜻한 날씨로 대부분 비가 내려 유난히 눈이 적은 상황이다. 서울에는 1937년(6·25전쟁 여파로 1949~1953년 기록은 없음) 이래 가장 눈이 적게 내렸다. 그 밖의 주요 도시도 대부분 1973년 이래 가장 적설량이 가장 적었다. 이는 겨울 동안 대기 상층(고도 5㎞ 이상) 북쪽의 찬 공기를 끌어내리는 한대 제트가 주로 우리나라 북쪽에 형성되면서 대기 하층(고도 3㎞ 이하)의 대륙 고기압이 남하하지 못해, 우리나라가 찬 공기의 영향을 받지 못하면서 높은 기온이 유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겨울인 데도, 눈가 대신 비가 내린 지난 12일 오전 우산을 쓴 학생들이 경남 창원의 한 횡단보도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

앞서 기상청은 지난 13일 발표한 ‘2020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올해 수자원 확보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인공 강우 실험을 총 34회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청장은 “인공 강설 계획은 34회 중 포함돼 있다. 날씨적 변수가 있으나 여러 차례 시도해 연내 1회 이상 실용적 목적의 눈이 내리게 할 계획”이라며 “따뜻한 날씨로 눈이 금방 녹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몇 차례 눈을 내려, 이미 쌓인 눈을 최대한 유지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도 “현재 인공 강우 또는 인공 강설 실험은 비행기에서 요오드화은(AgI)이나 염화칼슘(CaCl₂)을 뿌리는 형태로 많이 진행해 왔으나, 연내 지상에서 이 같은 입자 물질을 올려 보내는 방식을 활성화할 계획”이라며 “양 방식의 성공 확률과 비용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를 축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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