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박정규의 작살]‘이상한’ 이항진 여주시장 기자회견
뉴스종합| 2020-02-24 18:23
염태영 수원시장(왼쪽)과 이항진 여주시장(오른쪽)

[헤럴드경제(수원·여주)=박정규 기자]코로나 19 현장을 누비는 기자들에게 ‘저승사자’는 함께 동행한다.

마스크를 쓰고 휴대용 손소독제를 갖고다니면서 목숨을 걸고 취재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코로나 19 확진 환자중 사후에 발견된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코로나 19 보균자인지도 나도 모르는 상황이다. 병원 주변과 동선을 파악하면서 항상 현장 취재를 하는 모든 기자에겐 늘 ‘조심’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혹시 상대방에게 감염을 줄 수 도 있고, 받을 수도 있는 최전방에서 ‘종군기자’와 크게 다를바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회견은 모두가 신경쓰는 대목이다. 국회도 퍠쇄됐다. 기자실도 마찬가지다.

이항진 여주시장이 24일 기자회견을 했다. 후배기자가 참석했고 자료나 동료기자, 온라인 보도내용을 들여다보면 이해불가다. 확진자도 없고, 질병본부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날 발표한 신천지 내용과 크게 다를바 없다. 얼마든지 온라인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데도 기자들을 부른다. 기하학적으로 불어나는 확진자에 기자회견은 엉터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주시 홍보실 관계자는 “지역기자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말했다. 무슨 기자회견이 지역·지방·중앙을 나뉘어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하지만 지역 기자도 마찬가지다. 사실 기자들은 관공서 출입이 꺼려진다.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사인을 안했다고 하지만 기자회견 참석자에게 사인도 받는다. 홍보실 관계자는 김영란법에 주차장 공짜이용이 문제가 될까봐 사인을 받는다고 했다. 이번 이항진 여주시장의 기자회견은 온라인 방법으로 충분했다. 거의 모든 지자체장이 행사나 모임 중단을 요청하고있다. 경기문화재단, 성남문화재단 행사도 모두 취소됐다. 요즘은 타인이 지옥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19전사’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배워야할 점은 모든걸 예상했다는 점이다. 염 시장은 “기자들이 모이는 것 자체가 다수 집회나 다름없어 당초부터 이런 방식을 피했다”고 했다.

염태영 페이스북 캡처.

그는 지난 1월22일 설 연휴전부터 이를 간파했다. 한번도 기자회견을 갖지않았다. 동시에 3명이 발생한 수원 광교신도시 확진자가 발생했을때도 자신의 SNS와 수원시 카톡,보도자료 등을 온라인 방법을 통해 동선을 공개하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렸다. 은수미 성남시장도 24일 기자회견을 3월말까지 열지않겠다고 발표했다. 다수가 모이는 곳이 위험지역이기 때문이다. 기자회견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은 삐삐 시대가 아니다. 국회 기자실도 폐쇄됐다. 하윤수 교총회장이 확진판정됐기 때문이다 참석 기자들도 자가격리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집무실에서 자체 격리중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신천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하지만 상황이 다르다.. 대구에서 60%넘는 환자가 발생했고 경기도가 신천지가 제일 많은 곳이기 때문에 국가적인 상황을 알리기위해서다. 확진자도 없고, 질본 뉴스와 크게 다를게 없는 이항진 여주시장의 이번 기자회견는 상식밖이다.

염태영 수원시장 페이스북을 보면 배워야할 점이 많다. 그의 SNS는 24일 기준 속보 106보가 올라와있다. 다수의 기자들을 한곳에 모으는 방법은 질본에서도 문재인 정부에서도 원하는 방식이 아니다. 종교 집회 등 다수가 모이는 장소를 피해달라는 당부는 귀에 박혔다. 허공속에 쏘아올린 알맹이 없는 기자회견은 기자들도 사절이다. 국회도 폐쇄됐다. 기자실도 물론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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