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수출길 막히고 소비 뚝…수산물 울상
뉴스종합| 2020-03-04 11:31

국산 수산물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국내 소비도 외식이나 회식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으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한 상황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대대적인 할인전을 열고, 수산물 소비 촉진에 나섰다.

4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1일까지 6주간 해외로 수출한 국내 수산물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8% 감소했다. 특히 갈치와 참조기는 수출량이 30% 가량 감소했고, 전복도 20% 줄어들었다.

참치도 마찬가지다. 전세계 참치 생산량의 80%를 소비하는 일본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일 무역 분위기 악화로 우리나라의 참치 수입을 줄인데다 최근에는 코로나19를 이유로 통관 방식을 바꿔 수입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對) 일본 참치 수출액은 지난해 7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대일 참치 수출량은 전년에 비해 31.3%, 9월에는 33.1% 감소했다. 10월 이후 하락세가 둔화되는 듯 하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올해 1월에는 다시 감소폭이 24.8%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 달부터는 일본 정부가 참치 수출 방식인 ‘트럭 복합일관수송’을 금지하며 수출량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트럭 복합일관수송이란 화물을 트럭에 실은 상태로 차량 교체 없이 배에 선적해 운송하는 방식으로,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는 컨테이너 수출보다 절차가 간단한 이 방식으로 참치를 수출해왔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이 수출방식이 코로나19의 전파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지난 달부터 금지했다.

수출 감소로 수산물 물량이 남아돌자 산지 가격도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수입량을 줄이자 제주산 대갈치가 전년보다 25%, 참조기는 20% 이상 가격이 급락했다. 고급 어폐류로 분류돼 일본에서 인기가 많았던 국내산 전복과 새조개는 산지 가격이 최대 20% 가량 떨어졌다.

줄어든 수출량 만큼 국내 소비가 받아주면 좋겠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다. 국내 소비심리지수가 지난 2015년 6월 발생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와 비슷한 감소세를 보이는 등 소비심리가 급속히 위축된 탓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달 수산 장르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4%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달 마지막 주에는 38.3% 급감하는 등 감소세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수산물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간 원양 모둠 참치회를 반값에 선보인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역대 최대 물량인 35t의 참치를 준비했다. 이마트의 연간 참치회 판매량이 140t임을 고려하면 일주일 행사를 위해 3개월치 물량을 준비한 셈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오는 8일까지 ‘산지 장려 직송 행사’를 통해 제주 서귀포·성산포, 전남 완도 등에서 올라온 국산 수산물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은 “신종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어민들의 고충을 덜고자 행사를 기획했다”며 “우수한 상품 경쟁력을 갖춘 국내 먹거리의 판로 확대에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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