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손편지속에 담긴 진심, 은평구 익명의 기부천사
뉴스종합| 2020-03-16 10:54

기부편지와 성금. [은평구]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코로나19로 다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에도 따뜻한 온정을 나누는 기부천사가 나타나 화제다.

서울 은평구(구청장 김미경)에 따르면 지난 12일 불광2동주민센터에 어르신이 찾아와 주민센터 직원에게 “적은 돈일 수도 있으나 본인의 끼니를 줄여가며 2000원, 3000원씩 모은 돈이니 코로나 극복을 위해 잘 써 달라”고 봉투를 전달했다고 한다.

주민센터 직원이 여러 차례 신원을 물었음에도 어르신은 한사코 신원 밝히기를 거절하면서 “코로나19를 위해 애쓰는 분들과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어르신이 남긴 봉투 속에는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코로나19 써주세요. 있는 사람은 별거 아니겠지만 우리 어려운 사람은 큰돈이오니 어렵고 힘든 의사 교수님과 선생님과 불쌍한 어르신에게 써 주시기 바랍니다”란 손글씨로 쓰인 자그마한 쪽지와 지폐와 동전 74만3000원이 들어있었다.

당시 봉투를 전달받은 주민센터 직원은 “어르신이 쓰신 손편지를 읽는 순간 서툰 손글씨에서 정성과 진심이 느껴져 눈물이 핑 돌았다. 분명 본인도 넉넉하지 않으실텐데 남을 위해 기부하는 그 마음이 너무나 감동이였다“고 전했다.

한편 이동용 불광2동장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방문하신데다 어르신이 극구 밝히기를 꺼려하셔서 신원을 알 수는 없으나, 어르신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은 불광2동 주민자치회(회장 유두선)와 직원들이 뜻을 잇고자 십시일반 힘을 모으기로 했다. 어르신의 기부금과 주민센터 직원들이 모은 성금을 합쳐 코로나19로 어려운 관내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토록 하겠다. 비록 지금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이렇듯 따뜻한 마음이 합쳐지면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봉투가 은평구 주민은 물론 모든 분들께 따뜻한 희망 백신으로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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