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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7일' 사태 변곡점…통계로 본 '코로나19' 두 달
뉴스종합| 2020-03-21 10:16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원인 불명 폐렴 환자 27명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나온 후 올해 1월 9일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서도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만 두 달이 됐다. 두 달 간의 기록을 통계로 살펴봤다.

▶2월 17일=대구 지역에서 거주하는 61세 여성 한국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날이다. 첫 대구 지역 확진자이자 신천지 교인이다.

코로나19 사태의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지난 1월 20일 국내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2월 16일까지 확진자 수는 서른 명에 그쳤다. 그러나 31번 확진자가 등장한 이후 사태 양상은 급변했다.

그가 예배를 봤던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수백 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입원했었던 새로난한방병원에서도 직원 2명이 감염됐다.

20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누적 확진자 8652명 중 신천지 관련 사례만 5028명(58.7%)에 달한다. 코로나19 환자 10명 중 6명이 신천지 교인이거나 그들과 접촉해 감염된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9일 브리핑서 "첫 번째 환자 1명에서 시작해 30번 환자까지는 어느 정도 통제하에 관리를 했었다"며 "하지만 신천지라는 대량의 집단발병이 생기면서 굉장히 큰 혼선이 있었고, 어느 정도 신천지 교인에 대한 확진검사는 마무리됐지만 거기서부터 파생된 2차, 3차 지역감염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환자 수가 두 자리라고는 하지만 그 한 명, 한 명이 어느 집단에 노출되느냐, 몇 명의 규모에 노출되느냐에 따라서 얼마만큼 증폭이 되고, 또 유행이 확산되는지가 많이 결정된다"며 "지역사회 감염의 전파를 차단하고, 해외유입을 차단하는 등 양쪽의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19.4%=감염경로가 오리무중 한 확진자의 비율이다.

국내 코로나19 환자 중 80.6%가 집단감염과 연관된 것이다. 신천지(58.7%)를 포함한 나머지 20%가량이 교회, 병원 등 산발적인 집단발생 사례다. 천안시 줌바댄스 관련 103명, 이스라엘 성지순례객 49명, 부산 온천교회 32명, 해양수산부 관련 29명 등 다양하다. 최근 해외 입국자 가운데 확진판정을 받은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확진자 중 해외 입국 사례는 이날까지 86건이다.

나머지 19.4%(1680명)는 아직 감염경로를 밝혀내지 못했거나 조사 중인 사례다. 계속해서 경로를 찾아내겠지만 결국엔 미제로 남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방역당국의 관리·통제서 벗어난 것으로 산발적인 전파를 막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정 본부장은 감염경로를 찾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꼽았다. 그는 지난 18일 브리핑서 "지역사회에 감염이 확산된 경우에는 감염경로를 확인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그래서 저희도 감염경로 파악보다는 밀접접촉자를 확인하고, 접촉자를 조사하는 쪽으로 역학조사의 중점을 많이 옮겨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특성상 경증을 보이는 확진자가 많다는 점을 어려움으로 제시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의 특징이 굉장히 경증이고, 심지어는 무증상 시기의 전염력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보니 무증상 또는 경증환자들을 매개로 하면 연결고리를 찾기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2위→8위=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규모 순위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통계에 따르면 20일 오후 6시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4만4602명, 사망자는 1만31명에 육박한다. 사망률은 4.1%다.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나라는 중국으로 8만125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다음은 이탈리아로 4만103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이란(1만8407명), 스페인(1만8077명), 독일(1만5320명), 미국(1만4250명), 프랑스(1만1010명) 등 순이다.

한국은 8652명으로 8위를 기록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지만 유럽 내 전파가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상대적인 순위는 낮아졌다.

▶1.1%=한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이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급증세가 한풀 꺾이며 신규 확진자수는 다시 두자릿수로 떨어졌다. 완치된 격리해제자는 100~200명씩 늘고 있다.

낫는 환자가 늘고 신규 환자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지만, 반대의 흐름을 보이는 지표가 있다. 높아지는 치명률(치사율)이다.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한 지난 1일 0.48%이던 치명률은 20일 1.09%로 상승했다.

치명률은 코로나19 사망자를 확진자 숫자로 나눈 수치로, 위험노출 인구에서 사망자수를 따지는 사망률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감염병 확진자와 검사 인원수가 늘어날수록 치명률은 떨어진다.

코로나19 치명률은 국가별로 많게는 수십 배의 차이를 보였다. 독일의 치명률은 0.3%에 불과했지만 같은 유럽에 있는 이탈리아는 치명률이 8.2%를 기록했다. 같은 감염병인데도 치명률이 약 3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처럼 치명률이 국가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주로 나라별 검사 역량과 확진자 중에서 코로나19의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자 비율이 얼마인지에 따라 판가름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검사역량이 우수해 발병 초반부터 적극적인 검사에 나선 탓에 전체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견됐을 수 있고 확진자가 많다보니 그중 사망자 비율이 낮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검사인원만 30만명 이상이고 조기에 확진해 격리병상 수용 등 적절한 의료 제공한 것도 치명률을 낮춘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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