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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사는 기관, 증시 회복 뒷받침?
뉴스종합| 2020-03-26 11:38

국내 증시가 연 이틀 반등하면서 향후 지수 상승에 베팅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대규모 순매도 중인 외국인에 대응할 수 있는 세력인 기관이 레버리지 ETF에 힘을 싣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코스피지수가 5.89% 오른 하루 사이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2102억원어치를 사들인 ‘KODEX 레버리지’ ETF였다. 그 다음으로는 ‘KODEX 200’(701억원)과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370억원)가 뒤를 이었다. 이들은 모두 코스피·코스닥 등 지수의 일별수익률을 1~2배 추종하는 ETF 상품이다.

반면 지수 하락시 수익이 나는 인버스 ETF에서는 자금을 뺐다. 같은날 기관이 팔아치운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2262억원에 달한다. ‘KODEX 인버스’에서도 47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기관이 향후 증시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기관은 코스피가 8.60% 오른 24일에도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를 각각 615억원, 573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날 기관 순매수 종목 중 금액으로 2위, 4위에 해당한다. 코스피가 1400대에 머물던 23일만 해도 인버스 ETF 순매수에 집중했던 것과 반대의 모습이다.

외국인이 순매도 공세로 지수를 끌어내린 것에 대응해 기관이 반등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0조원 넘게 팔아치운 지난 15거래일 간 기관은 매수·매도 간 특별한 우위 없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움직임이었다. 다만 순매도 규모는 지난 18일 5145억원까지 갔다가 25일 948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향후 기관이 지수 상승을 예상해 매수에 나선다면 코스피 회복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도 지수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내 증시 거래량 상위 5개 종목은 ‘KODEX200선물인버스2X’, ‘KODEX 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KODEX 인버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등 인버스·레버리지 ETF에 집중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증시 변동성으로 인해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보다는 지수 연동형 ETF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투자자들이 지수 향방에 그만큼 관심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 이후 지수 등락에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의 실제 충격이 확인되면 이익전망 하향조정세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연말 지수는 지금보다 상승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형·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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