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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걱정에 학력 저하 우려까지…‘온라인 개학’ 맞벌이가정 한숨만
뉴스종합| 2020-04-01 11:36

“큰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데 컴퓨터에 익숙지 않다. 엄마가 있을 때는 괜찮지만, 없을 때는 방법이 없다.”

서울 서대문구에 직장을 둔 김모(47) 씨의 말이다. 김씨는 여섯 살과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김씨의 부인은 일주일에 두 번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을 한다. 김씨는 “엄마가 옆에 있으면 온라인 개학에 무리가 없는데, 직장을 나가는 시간이 걱정”이라며 “EBS 접속 방법부터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뤄진 초·중·고교 개학을 오는 9일부터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하면서 학부모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발생한 자녀보육 문제에, 저학년 아이를 둔 맞벌이 가정은 외벌이 가정에 비해 자녀의 학력 격차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로 서울 강서구에 사는 안모(40) 씨는 “육아휴직을 낸 아내가 4월에 복귀하면서 현재 아이 등교, 퇴근시간에 맞춰 오전 7~9시, 오후 5~9시 파트타임 보육돌보미를 고용했다. 하지만 전임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온라인 강의가 시행되면서 아이들을 제대로 돌봐야 하는데, 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될지 걱정”이라고 했다. 안씨도 “아무래도 부모가 옆에서 학습을 도와주는 것보다 친정부모나 시부모, 도우미가 돌봐주는 게 열악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온라인 개학 결정으로 아이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이미 넘쳐난다. 한 육아커뮤니티 이용자는 ‘지금은 친정엄마가 아이를 돌봐주고 계신데, 컴퓨터를 몰라서 수업은 못 봐주겠다고 하신다. 휴직을 해야 하나’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커뮤니티 이용자는 ‘개학 없이 온라인으로 개학하면 워킹맘들은 그냥 회사 그만두란 얘기’라고 했다. 이 글에 또 다른 이용자는 ‘애가 초등학교 2학년이다. 거의 한 달을 친정, 시댁, 언니네를 떠돌았더니 애도 우울증이 올 것 같다’는 댓글을 달았다.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는 교사들도 걱정이 크다.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 교사 홍모(44) 씨는 “학교가 아직 온라인 개학 준비가 안 됐다. 데이터를 받아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을 송출할 수 있는 (서버) 용량이 안 된다”며 “대부분 학교가 그럴 것”이라고 했다.

윤호·박병국·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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