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이달 첫 도산 항공사 나오나
뉴스종합| 2020-04-02 11:24

항공업계가 운명의 4월을 맞고 있다.

코로나19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직원 절반을 감원하는 구조조정 검토에 돌입하자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이달 첫 도산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공포가 업계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

운항 감축·중단과 급여삭감, 무급휴직 등 비용 절감으로 대응해온 항공사에서 처음으로 인적 구조조정이 단행되기에 이르렀지만, 산업은행 등 정부의 항공업 지원이 임기응변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노사는 보유 중인 항공기 23대 중 B737-800 항공기 10대를 감축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기재 축소에 따른 직원 감원은 희망퇴직 등 형태로 이뤄질 전망이다. 항공기 한 대당 고용인원이 80명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직원 1700명 가운데 최대 45%에 해당하는 7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해고는 임시방편일 뿐 제주항공의 기업결합이 지연될 경우 도산을 피하기 어려울 거란 우려도 나온다. 고갈 상태인 이스타항공의 보유 현금이 근거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은 77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갚아야할 단기 부채는 제주항공에서 빌린 100억원에 항공유 및 리스료 등 미지급금만 280억원에 달한다. 기타 운영 비용의 미지급비용도 83억원이 남아 있다.

산은의 제한적인 지원에 대한 비판도 잇따른다. 앞서 산은은 티웨이항공 60억원을 비롯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 각각 200억원, 300억원을 지원했다. 최근 700억원의 추가 지원까지 밝혔지만, 여기에 이스타항공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이 늦어져 이스타항공에 모회사의 자금 수혈이 이뤄지지 않으면 도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가 예상한 저비용 항공사들의 월 최소 고정비는 제주항공 375억원, 진에어 220억원, 티웨이항공 251억원이다.

지난해 자본 잠식에 들어간 에어서울과 460억원의 유보금을 1분기에 거의 소진한 에어부산도 위기다. 지난해 7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에어부산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593억원 초과한 상태다. 올해 56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면 부분 자본잠식에 들어가게 된다.

이처럼 고사 위기에 처한 저비용항공사들은 차선책으로 국내선 운항 확대 등 나름의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기초체력이 약한 항공업체의 구조조정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며 “자금 외에도 공항 시설사용료와 업무시설 임대료 등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하는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순식·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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