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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韓 집값 실질가격은 하락”…“주택정책 실패 탓”
부동산| 2020-04-06 09:03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집값이 크게 올랐지만, 통계상으론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더 하락했다. 집값 상승 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가팔라서다.

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나라별 주택가격지수(housing prices indicator, 2015=100)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명목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104.0다. 2015년보다 4.0% 성장했다.

라트비아가 41.0%로 가장 높았고, 중국(39.5%), 미국(26.2%), 영국(16.9%), 일본(8.7%) 등 주요국들의 기간 중 집값 상승률이 우리나라를 크게 웃돌았다. OECD 평균도 21.5%다.

4년간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9%로 국내 주택가격 상승률보다 높다. 명목 주택가격에서 물가 변동폭을 제외한 실질 주택가격은 같은 기간 0.6%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질 집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나라는 이 기간 중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남아프리카공화국(-1.1%), 터키(-10.0%), 브라질(16.9%) 외엔 없다. 지난해 이 세 나라는 2015년보다 물가가 20~60% 가량 급등했다.

실질 집값 상승률은 중국이 28.8%로 19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물가 오름폭(9.0%)에 비해 명목 주택가격이 크게 오른 결과다. 미국(18.6%), 영국(9.4%), 일본(8.1%) 등 주요국들은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집값에 체감과 다른 통계의 배경에는 서울과 지방간 상대적 가격 차 확대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한 위원은 지난 2월 회의에서 “1995년부터 국내 주택가격은 소비자물가지수와 비슷한 상승률을 기록, 실질 기준으론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며 “최근의 주택시장 상황은 지난 20~30년간 계속돼 온 상대가격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5년 이후 서울 주택가격과 아파트값이 각각 16%, 22% 정도 상승한 반면 비수도권의 다수 지역에선 상당폭 하락했다”며 “주택 공급이 수요자의 선호 변화에 맞춰 장기간 유연하게 조절되어 오지 못한 데 본질적인 원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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