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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증 환자에 혈장 치료 효과 확인
뉴스종합| 2020-04-07 14:43

혈장 치료를 받은 이모(67, 여)씨의 치료 전(왼쪽)과 후(오른쪽) 엑스레이 사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한 치료가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최준용 교수팀은 7일 국내 처음으로 위중한 코로나19 환자 두 명을 대상으로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한 결과 증세가 호전됐다고 밝혔다. 혈장치료를 받은 두 명 모두 완치됐으며, 그중 한 명은 퇴원을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대한의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최 교수팀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이 동반된 코로나19 중증 환자 2명을 대상으로 완치자의 혈장을 사용해 치료를 실시했다.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한 치료는 이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에볼라 바이러스, 조류 독감 등 신종 바이러스 감염에 사용된 바 있다.

김모(71, 남)씨는 열과 기침 증상을 보이다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말라리아 치료제와 에이즈 치료제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도착 당시 양쪽 폐 모두 심각한 폐렴 증상을 보였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인공호흡기를 부착했지만,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완치 판정을 받고 2주가 지난 남성의 회복기 혈장 500ml를 김씨에게 12시간 간격으로 두 번에 걸쳐 투여했고, 동시에 스테로이드 치료도 시작했다. 치료를 받은 김씨는 열이 떨어지고 흉부 X-ray 검사상 양쪽 폐도 더 이상 나빠지지 않았다. 혈장을 투여받는 동안 특별한 부작용도 없었다. 현재 인공호흡기를 제거했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반응으로 완치 판정을 받았다.

두 번째 혈장 치료를 받은 이모(67, 여)씨의 경우 평소 고혈압 병력이 있는 가운데 고열과 근육통으로 코로나19 진단을 받았다. 진단 3일째부터 호흡 곤란으로 산소요구량이 높아지면서 왼쪽 폐 상태가 나빠져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심각한 호흡곤란 증세로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

이씨에게도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12시간 간격으로 두 번에 걸쳐 투여하자 림프구수가 회복되고 바이러스 농도가 감소했다. 흉부 X-ray 검사에서 폐의 침윤이 좋아졌으며 이후 완치 판정을 받고 3월 말 퇴원했다.

최 교수는 “두 환자 모두 회복기 혈장 투여와 스테로이드 치료 후 염증 수치, 림프구수 등 각종 임상 수치가 좋아졌다”며 “혈장치료가 나름의 부작용이 있고 대규모 임상시험이 없어 과학적인 증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항바이러스 치료 등에 효과가 없는 중증 환자에게 스테로이드 등의 치료와 병행할 수 있는 치료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완치자로부터 혈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혈장 기증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혈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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