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선 “수업 재미있어요” 반응도
“컨디션 안 좋은 친구 있나요? 부르면 손 들어주세요. 권OO, 권OO, 권OO, 김OO…”
전국의 중·고등학교가 9일 중3·고3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이뤄진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다. 중3·고3 학생들은 당초 3월2일 예정이던 개학이 미뤄질지 38일 만에 각자 집에서 원격수업으로 선생님들과 만났다.
이날 오전 8시10분께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서울여자고등학교 본관 3학년 교실에서는 학급별 온라인 조회가 시작됐다. 3학년5반 김우영 담임교사가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zoom)을 이용해 23명의 학생들의 이름을 한명씩 호명했다. 김 교사는 중간중간에 “대답 좀 크게 해주세요”라며 출석을 체크했고, 결국 2명이 결석한 것을 확인했다.
조회가 끝난 뒤 3학년3반 교실에서는 쌍방향으로 진행되는 ‘고등학교 심리학’ 수업이 진행됐다.
이경주 교사는 수업을 앞두고 “들어온 친구들은 비디오를 켜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잘 들려요? 들리면 동그라미 해주세요. 갤럭시탭으로 하는 친구는 이름을 좀 바꿔주세요”라고 말했다.
출석체크는 순조롭게 이뤄졌다. 23명 전원이 모두 출석했다. 출석체크를 하는 동안에는 소음이 나와 다소 시끄럽고 산만했다. 출석 체크 이후 이 교사는 “여러분 음소거 좀 할게요. 제 소리만 먼저 들릴 수 있게. 파워포인트 자료부터 띄워서 안내해드릴게요”라며 수업을 소개했다.
한 학생은 이날 수업에 대해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온라인 수업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경주 교사도 “줌이 처음에는 복잡하고 어려운데 하다보면 쉽다”며 “오늘 수업때 학생들과 소통이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여고는 원격수업 시범학교로 선정된 곳으로, 이날 3학년 10개 학급별로 쌍방향, 단방향, 녹화수업 등 다양한 원격수업이 이뤄졌다. 하지만 개학일까지 연락이 안되거나 접속이 안된 고3 학생도 몇몇 있었다. 송원석 국어교사는 이날 오전 강의 올리려다가 업로드가 안돼 결국 포기하는 등 시스템 불안정도 여전한 상태다.
3월2일 개학일이 미뤄진지 38일 만에 새 학기를 연 가운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경기도 수원 고색고에서 열린 온라인 개학식 축사에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휴업 기간을 더 연장할 수 없었고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개학을 선택했다”며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고 새로운 도전이다. 온라인 개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불편함, 어려움은 교육부도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