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2차 온라인개학 400만명 동시접속…EBS ‘먹통’ 학생 ‘분통’
뉴스종합| 2020-04-16 13:43
2차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16일 서울 용산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신청한 학생이 텅 빈 교실에 홀로 앉아 화상을 통해 온라인 개학식에 참여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전국의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총 312만여명이 16일 온라인으로 개학했다. 지난 9일 중 3·고 3 85만8006명이 1차 온라인 개학을 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미뤄진 지 45일 만에 새 학년 선생님을 만났다. 하지만 지난 1차 개학 때보다 4배 이상 늘어난 398만여명이 동시 접속함에 따라 온라인 학습플랫폼의 접속 장애 문제는 여전했다. 이에 따라 교육 당국이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고 수업일 수 채우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용산구에 있는 용산초등학교에서는 쌍방향 온라인 개학식에 이어 쌍방향 및 단방향을 이용한 원격수업이 시작됐다.

전용재 용산초등학교 교장은 화상회의 솔루션인 줌을 통해 5, 6학년생을 대상으로 쌍방향 개학식을 진행했다. 전 교장은 “서진이, 소은이, 승윤이도 턱 괴고 있네요? 이런 모습들을 교장선생님이 라이브로 보고 있어요”라며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여러분의 원격수업을 응원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총 91명의 5, 6학년생 중 86명만이 개학식에 참여했다. 개학식에 불참한 학생 5명은 집에서 학부모 없이 혼자 접속해 실패하거나 오전 9시30분에 시작할 쌍방향 수업방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이어 9시30분에는 5학년 창의반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쌍방향 실시간 수업이 시작됐다. 이날 수업에는 22명이 모두 참여했다. 그러나 담임교사가 음 소거를 하고 출석 체크를 진행했는데, 중간중간 한 할머니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 방해가 되곤 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처럼 쌍방향 수업이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지만 상당수 학생과 학부모는 2차 온라인 개학 날에도 서버 접속 오류로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운영하는 학급 단위 온라인 커뮤니티인 ‘위두랑’의 접속 장애는 심각했다. 위두랑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접속이 안 됐고, 결국 10시도 안 돼 서비스 점검에 들어갔다.

한 학부모는 “오전 6시부터 했는데 위두랑 접속이 안 된다. 새벽 5시부터 접속을 해야 하나”라고 푸념했다.

교육 당국이 제공하는 원격수업 플랫폼(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클래스’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의 접속 오류도 일부 발생했다.

한 학부모는 “9시 전에 EBS 온라인클래스에 접속했는데 20분 뒤부터 버벅대고 있고, e학습터는 멈춰버렸다”며 “교육부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질타했다. EBS 온라인클래스가 한 시간째 먹통이라는 학부모도 다수였다. 9시 수업 시작을 앞두고 접속이 안 되는 경우가 여전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4일에도 접속 장애가 나타나자 EBS 온라인클래스는 메인 페이지의 접속 과부하를 해소하기 위해 교사가 학생들에게 개별 클래스의 인터넷주소(URL)로도 접속할 수 있게 사전에 안내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EBS 온라인클래스 접속 단계를 간소화하고, 로그인 처리 방식을 ‘중앙 로그인’에서 학교별 ‘로컬 로그인’으로 분산해 접속 지연에 대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e학습터’도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기존 시스템을 7개 권역별로 분리 구축해 접속 인프라를 47만6000여명 규모에서 333만여명 규모로 확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6일 약 400만명이 참여한 2차 온라인 개학에서 기존 문제점들은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학부모들의 혼란과 피로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중학생 학부모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오전 6시부터 오류로 접속도 못하고 있다”며 “아이들은 출석 안 될까 봐 안절부절 못하고, 부모는 어떻게 도와줄 수 없어 마음이 안타깝고, 매일 이래야 하냐”며 답답해했다.

두 자녀를 둔 학부모 강모 씨도 “e알리미와 클래스팅, 위두랑, 아이엠스쿨, EBS 온라인클래스 등 가입과 출석 체크, 댓글 달기 등 할 게 너무 많다”며 “온라인 강의를 들으려 해도 서버가 계속 다운되고 불안정한 데다 과제 제출 안 하면 결석이라고 메시지가 오니 피로감이 몰려온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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