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만원씩 두 달간 41만곳 수혜
세출구조 조정 통해 재원 마련
서울시가 연 매출 2억 원 미만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한 달 70만원 씩 2개 월간 ‘생존자금’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당장 굶어죽게 생긴 자영업자에게 ‘코로나 보릿고개’를 잘 넘기라고 쌀 한되 퍼주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24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서울은 바이러스 방역에 이어 민생방역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 기존의 지원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자영업자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직접적이고 지속적이며 집중적인 지원을 신속하게 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은 내용의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자영업자 생존자금’은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용에 바로 쓸 수 있도록 상품권이나 융자지원이 아닌 현금을 두달 연속 지급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그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업소에 현금을 지원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영세업소 전부에 현금을 연속 지급하는 건 서울시가 처음이다. 코로나19 후폭풍이 2분기 내내 이어질 것을 고려해 2개월 ‘생존의 징검다리’를 놓아주는 것이다. 소요 예산은 5740억 원이며, 시는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고 세출구조 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
서울에 사업자 등록을 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가운데 지난해 연 매출 2억 원 미만이 대상이다. 단, 유흥·향락·도박 등 일부 업종은 제외된다. 이는 약 41만 곳으로, 서울시 전체 소상공인 약 57만 가운데 72%에 해당한다. 올해 2월29일 기준 만 6개월 이상 운영했으며 신청일 현재 영업 중인 곳이어야한다.
신청은 다음달 중순 온라인으로 먼저 접수하며, 6월부터 오프라인으로도 가능하다. 구체적인 접수 시기와 신청 시 필요 서류, 제출처, 제출방법 등은 별도 안내할 계획이다. 시는 제출서류를 신청서와 사업자등록자 등으로 최소화 해 신속 지급토록 할 계획이다.
시가 현금 지급 방법을 택한 건 그만큼 현장의 목소리가 절박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서울연구원 조사에서 소상공인 81.7%가 코로나19로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답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설문에선 이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회원 10명 중 7명이 폐업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박원순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례없는 비상상황으로 서울의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보릿고개에 직면한 현실에서 대출금 상환능력은 없고 정부와 서울시 지원(재난긴급생활비)도 받기 힘든 사각지대까지 두텁게 아우르는 비상대책 가동이 필요하다”며 “서울시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일상을 회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자영업자 생존자금 도입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정부와 국회 차원의 논의도 간곡하게 요청 한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