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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폰, 애플에 치이고 샤오미에 쫓긴다!
뉴스종합| 2020-05-12 10:47
[연합]

[헤럴드경제=박혜림·박지영 기자] 애플에 치이고 샤오미에 쫓기는 모양새다.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처한 상황이다. ‘텃밭’ 유럽과 중동에서 마저 고가의 프리미엄폰 시장에선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폰 시장에선 샤오미에 점유율을 잠식당하고 있다.

올해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역대급 사양’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지갑이 닫혔다. 100만원을 훌쩍 웃도는 고가의 가격 정책이 더는 먹히지 않은 셈이다.

그 와중에 ‘숙적’ 애플은 중저가폰 시장에 재진출했다. 차기작인 아이폰12 5G(세대) 모델은 전작보다 가격을 낮춰 선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20시리즈 [삼성전자 제공]

▶‘주력 시장’ 유럽·중동… 삼성↓· 애플,샤오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시장 스마트폰 출고량은 2270만대다. 전년 동기(2750만대)와 비교해 17.4% 급감했다. 시장 점유율도 32.8%에서 29.5%로 줄었다.

시장 점유율 1위는 수성했지만 경쟁업체와 비교해 타격이 컸다. 숙적 애플은 같은 기간 EMEA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1000만대를 출하했다. 최근 중저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는 중국 샤오미는 올해 1분기에 730만대를 출하, 전년동기 대비 출하량이 76.5%나 늘어났다. 시장 점유율도 5%에서 9.5%로 4.5%포인트 올랐다. 아프리카 시장 최우선 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 트랜션(Transsion)도 출하량이 전년 대비 16.9%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주요 소비시장인 서유럽만을 놓고 봐도 상황이 심각하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유럽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시장점유율은 37%로 1위를 유지했지만, 경쟁사 대비 출하량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애플의 출하량은 8% 줄어드는 데 그쳤고, 샤오미는 오히려 79%나 늘어났다. 화웨이 출하량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폭락했지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연합]

▶갤S20 10위권에도 못 들어= 올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제품은 애플의 플래그십모델 아이폰11(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이다. 1800만대가 판매됐다. 반면 아이폰11의 경쟁모델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20은 10위권에도 못 들었다. 2위는 출고가가 20만원대에 불과한 샤오미의 ‘가성비폰’ 홍미노트 8시리즈(800만대)였고, 3위는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갤럭시 A51이었다. 올해 1분기 전 세계적으로 600만대 가량 판매됐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량이 전작의 60~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갤럭시S시리즈의 출시 첫 해 판매량은 3500만대 안팎.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2020년 32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됐던 갤럭시S20 판매량이 2000만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첫 갤럭시폰인 갤럭시S(2500만대)에도 못 미치는 최악의 성적이다.

애플과 샤오미 등 경쟁업체의 추격이 갈수록 속도를 더하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애플은 고가의 가격 정책을 버리고 ‘몸값 낮추기’에 들어갔다. 4년만에 50만원대 중저가폰 아이폰SE를 출시했고, 올 하반기 출시할 첫 5G 폰은 전작인 아이폰11보다 50달러가량 저렴하게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샤오미도 최근 갤럭시S20울트라와 같은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3분의 1 가격에 출시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2분기에도 삼성전자가 미국·유럽 등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고전을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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