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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칼럼-조승용 커니코리아·IGM세계경영연구원 대표] 언택트-콘택트가치의 조화
뉴스종합| 2020-05-18 11:04

코로나 19 팬데믹이 만들어낸 핵심 키워드는 한국에서 탄생한 신조어인 ‘언택트’인 듯하다. 언택트 소비, 언택트 마케팅, 언택트 서비스, 언택트 경제라는 개념들이 쏟아지면서, 국가와 기업을 불문하고 모두가 ‘언택트’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이다.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 수가 열명 안팎으로 줄었던 4말5초 연휴기간에 내비게이션 데이터 사용량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었고 목적지 검색 순위 상위 5위까지가 모두 아웃렛 쇼핑몰이었다고 한다.

언택트 가치는 편리하고 안전하게 온라인으로 제공받는 가치이고, 콘택트 가치는 사람과 실물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느끼고 체험하며 제공받는 가치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언택트 시대에도 이 두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것이고, 따라서 언택트로 일방적인 전환이 아닌 두 가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월마트는 미국 정부 다음으로 많은 220만명의 직원을 구조조정 없이, 심지어 보너스까지 주고 15만명의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거뜬히 버텨내고 있다. 1만1000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의 콘택트 가치와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성장시킨 월마트 이커머스의 언택트 가치를 조화롭게 연계시킨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매장의 e스포츠 체험 공간, 도심에 특화된 네이버후드마켓 매장 확대 등 월마트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시킨 다양한 혁신 시도가 아마존과의 치열한 싸움 속에서도 여전히 매출액 기준 세계 1위 기업의 위상을 굳건하게 해주고 있다.

나이키도 나이키 플러스, 트레이닝 클럽, 런 클럽 플랫폼 등을 통해 제공하는 언택트 가치와 전문가 스타일링 조언, 다이내믹 피팅, 운동화의 초개인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라이브 스토어, 더 하우스 오브 이노베이션 등 플래그십 매장의 콘택트 가치 조화를 창출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디지털과 매장의 연계 혁신으로 커피 이상의 경험과 문화를 팔고 있는 스타벅스도 콘택트 가치를 갈망하던 수많은 사람이 스타벅스 앱을 켜고,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을 찾게 만들 것이다.

대형 서점들도 서점을 없애기보다는 디지털과 연계된 경험의 공간으로 차별화된 콘택트 가치 기반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고, 디지털 혁신을 외치는 은행들은 일반 점포 수는 급격하게 줄이되 고객을 위한 문화와 예술, 체험의 공간으로 특화 시킨 점포들은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언택트 시대에도 사람은 고립되어 사이버 공간에서만 살지는 않을 것이기에, 병원과 학교, 사무실, 박물관, 카페, 레스트랑도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원격진료와 연계된 물리적 병원의 치료와 간호 서비스는 기존과 달라져야 하고, 학교도 온·오프라인 연계와 오프라인 클래스 운영 혁신으로 지금까지 와는 다른 학습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사무실도 직원들이 대면으로 교류하고 교감이 가능한 물리적 공간에서만 만들어지는 콘택트 가치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디지털 기술은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언택트 시대에도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로 제공되는 언택트 가치 증대’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대체불가능한 콘택트 가치 차별화’, 그리고 ‘언택트와 콘택트의 새로운 연계 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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