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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조작’ 시청자 기만한 ‘프로듀스101’ PD, 1심 징역 2년
엔터테인먼트| 2020-05-30 00:25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나와 순위를 조작한 엠넷 ‘프로듀스(프듀) 101’의 안준영 PD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9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PD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3700여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용범 총괄 프로듀서(CP)에게도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 PD에 대해 “순위조작 범행에 메인 프로듀서로 적극 가담한 점에서 피고인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대중 불신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청자의 투표 결과를 그대로 따를 경우 성공적인 데뷔가 어려울까 우려한 점, 향응을 대가로 한 실제 부정행위가 인정되지 않은 점, 수사에 협조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 CP에 대해선 “프듀 101 총괄 프로듀서로 방송을 지휘·감독 책임이 있음에도 휘하 PD를 데리고 (범행을) 모의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중하지 않다고 할 수 없다”며 “직접 이익을 얻지 않고 문자투표이익을 모두 반환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과 함께 기소된 보조 PD 이모 씨와 기획사 임직원 5명에게는 500만~1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안준영 PD 등은 ‘프로듀스 101’ 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 특정 후보자에게 혜택을 준 혐의를 받았다. 안 PD는 지난해부터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서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있다.

안 PD 등은 그간 재판에서 순위 조작 등 혐의를 대부분 시인하면서도, 개인적인 욕심으로 한 일이 아니며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안 PD는 최후진술에서 “과정이야 어찌 됐든 결과가 좋아야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습생들, 스태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며 “정의롭지 못한 과정으로 얻은 결과는 그 결과가 아무리 좋더라도 결국 무너진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며 살겠다”고 말했다.

‘프로듀스 101’ 시청자 팬들로 구성된 진상위원회는 “본 사건은 방송사가 시청률 및 경제적 이익을 위해 국민을 상대로 기만적인 방송을 한 사건으로 죄질이 극히 불량한 바, 금번 판결은 당연한 것이며 환영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다만 법원이 본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피해자들의 기록열람등사 신청을 불허한 것은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며 “CJ ENM 측은 법원의 최종 확정 판결이 나면 내부 사규에 따라 제작진의 거취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미 구속된 피고인들이 범행을 자백한 상황이기에 그저 시간을 끌기 위한 방편에 불과한 것이라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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