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코로나 탓 한달 늦게 열려…“국민 덕에 봉행”
라이프| 2020-05-30 15:55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 달 연기됐던 불기 2564(2020)년 부처님오신날 기념행사가 30일 전국 사찰 2만곳에서 일제히 봉행됐다. 부처님오신날 기념식에서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불편을 기꺼이 감수한 국민 덕분에 봉축법요식을 봉행할 수 있었다”며 공(功)을 돌렸다.

이날 법요식은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것에 더해 지난 한 달 동안 전국 사찰에서 진행한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회향(回向)하는 자리였다. 회향이란 기도로 쌓은 공덕을 중생에게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도심 사찰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1000명가량이 참석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정과 총무원장인 진제스님과 원행스님을 비롯,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광주대교구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인 이홍정 목사,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손진우 유교 성균관장 등 이웃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했다.

김거성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김태년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정·관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일감스님 사회로 열린 법요식은 법회 자리를 깨끗이 하는 도량결계(道場結界), 여섯 가지 공양물을 부처님에게 올리는 육법공양(六法供養),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치기 위해 북·종을 울리는 명고(鳴鼓)·명종(鳴鐘) 순으로 진행됐다.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이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승가에 귀의를 서약하는 삼귀의례(三歸依禮), 지혜의 실천을 강조한 대표 불교 경전인 반야심경 봉독, 번뇌와 탐욕을 씻겨내는 의식인 관불(灌佛) 등으로 예를 갖췄다.

원행스님은 봉축사에서 “코로나19 위기 속에 봉축법요식이 원만히 봉행되는 것은 정부, 헌신적인 의료진, 불편을 기꺼이 감수한 국민 덕분”이라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은 온 대한민국이 함께 만들어 낸 것으로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축하했다. 이어 “100만명의 원력보살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제각각 자기 색깔과 향기로 부처님 법을 꽃피우는 화엄불국토를 만들어 가자”며 “국민 여러분과 불자님들께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늘 충만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오늘 불교 최대 명절인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은 지난 한 달, 전국 사찰의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끝에 거행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 “기도를 통해 닦은 선근공덕을 회향하여 자비로운 마음이 꽃피는 세상을 열게 될 것”이라며 “큰 원력과 공덕으로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온 전국 사찰의 스님들과 불자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법요식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예년 1만5000명이 참석했던 것에 비해 그 규모가 크게 줄었다. 조계종 측은 참석 인원을 사전 조율하고, 발열 체크, 손 소독제 비치 등으로 감염 차단에 나섰으나 행사장 주변으로 불자들이 다닥다닥 서서 합장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썼으나 최소한의 거리 두기는 지키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행사에서는 강창일 민주당 의원, 문명대 동국대 불교학과 명예교수, 허재 전 농구 국가대표 감독, 동국대 경주병원이 올해 ‘불자대상’을 받았다. 개인 사정으로 오지 못한 허 전 감독을 대신해 아들인 프로농구 kt 선수 허훈 씨가 대리 수상했다.

앞서 조계종은 지난달 30일 예정했던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30일로 미룬 데 이어 매년 기념행사에 앞서 열었던 연등회도 전격 취소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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