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코로나=유격훈련·도미노…” 감염병 위험 속 네티즌들 ‘웃픈 풍자’
뉴스종합| 2020-06-10 09:3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모형.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최근 수도권에 잇단 지역 감염 사례가 드러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위세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심각한 상황을 촌철살인으로 풍자한 용어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주간(5월 24~6월 6일) 일일 평균 확진자는 39.6명으로 한달 전(4월 26~5월 9일) 8.7명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정부가 방역 지침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후 이태원 클럽발(發) 감염 등 일부 확진자의 부주의가 수도권의 확산세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댓글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코로나19를 비유한 재미있는 글을 올리며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내고 있다.

최근 한 네티즌은 ‘코로나는 군대 시절 유격 훈련 팔 벌려 뛰기 같다’는 의견을 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유격 훈련은 통상 마지막까지 정신을 집중해 구호를 붙이지 않아야 비로소 마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긴장감이 덜해져 마지막 구호를 외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는 유격 훈련과 코로나19가 닮았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도미노 쌓기’라는 또 다른 네티즌의 비유도 나왔다. 모두들 합심해 집중해서 도미노를 쌓고 있는데, 누군가 방심해서 건드리면 ‘와르르’ 무너지는 도미노가 코로나19의 방역 체계를 연상시킨다는 의미다. 이 네티즌은 ‘모르고 건드렸든, 알면서 자기만 편하게 대처하다 무너뜨렸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특히 완성 시점을 코앞에 두고 건드린 경우, 다시 복구하는데 처음만큼 긴 시간이 들고 정신적 피해는 배가 된다’며 코로나19와 도미노의 공통점을 시사했다.

해충방제학을 예로 들어 현재 집단 감염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의견을 낸 네티즌은 ‘해충방제학에 보면 벌레 2마리가 보이면 필연적으로 98마리의 벌레가 더 숨어있다고 한다. 경로 미궁 확진자 2명이 있으면 최소 98명이 거리에 더 돌아다니고 있다고 보면 된다. 현재 확진자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장기화된 코로나19 확산 속 언중유골 유머를 통해 긴장을 이완하는 현상으로 풀이했다. 곽 교수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가수 비의 ‘깡’ 열풍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진화론적으로도 계속 긴장해 있을 수만은 없다”며 “심각한 ‘깡’ 영상은 네티즌들의 풍자와 비의 슬기로운 대처가 어우러지면서 코로나19 시대 하나의 즐길 거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장 상황에서 이완과 유머를 추구하는 것은 일종의 자연스런 자기방어 현상”이라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직접적인 조롱이 지나치지 않다면, 어렵고 절망적인 상황을 비유한 풍자도 이 시대를 헤쳐나가는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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