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일상 파고든 마약범죄①] 작년 마약류사범 1만6044명 역대 최다…10대도 급증
뉴스종합| 2020-06-22 09:11
곰돌이 모양의 대마젤리. [대검찰청 제공]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지난해 마약·향정·대마 등으로 적발된 마약류 사범이 역대 가장 많은 1만6044명을 기록했다. SNS 등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늘고 신종 마약류 유통이 확산되면서 20~30대와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일반인 사범이 늘어난 가운데, 미성년자 사범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최근 발간한 ‘2019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2018년의 1만2613명보다 3431명(27.2%) 증가하면서 1990년 대검이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간한 이후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밀수·밀매를 포함한 공급사범은 4225명으로, 2018년(3292명) 대비 28.3%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는 신종 마약류의 유통이 늘어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전체 마약류의 압수량은 362㎏으로 전년도 압수량 415㎏보다 줄었지만 신종 마약류는 2018년 압수량 48.2㎏에서 지난해 82.7㎏으로 71.8% 늘었다. 신종 마약류 중 대마오일, 대마젤리, 대마쿠키 등 대마계 제품류와 최음제로 사용되는 일명 ‘러쉬’(알킬 니트리트류) 등 압수량은 같은 기간 23.2㎏에서 61.9㎏으로 167% 급증했다. 검찰은 주사기를 이용해 혈관에 투약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오일이나 향수, 전자담배 같은 방식으로 기호식품처럼 투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종 마약류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의 21.9%(3521명)가 20대, 25.7%(4126명)가 30대로 20~30대가 전체 마약류 사범의 절반에 가까웠다.

특히 수사당국이 우려하는 것은 19세 미만 미성년자 마약류 사범의 증가다. 지난해 적발된 19세 미만 청소년 마약류 사범은 239명으로 전년도 143명보다 100명 가까이 늘었다. 67.1%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는 10대 중반의 필로폰 사범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마약범죄조직이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보고 대량 밀수 및 경유지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마약류 범죄가 일상화되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검찰은 마약류의 국내 밀반입 공항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부산·제주공항 등 전국 각지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마약류 사범으로 적발된 외국인 숫자는 1529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명 선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948명 대비 61% 늘었다.

검찰은 국제 마약조직을 통한 대규모 밀반입 등 해외로부터의 마약 공급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투약자와 중독자에 대한 치료재활 및 예방활동으로 수요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검찰은 지난해 8월 국제범죄 중점 검찰청인 인천지검 강력부에 ‘국제마약조직 추적 수사팀’을 신설해 국외 도피 마약류사범 200여명에 대한 추적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 가능한 비밀 웹사이트 다크웹을 통한 마약 유통 대응을 위해 서울중앙지검과 부산지검 강력부에 다크웹 전문수사팀을 운영중이다.

또 마약류 사범의 재범율이 해마다 30%를 넘는 점을 감안해, 투약 사범에 대해선 단순 처벌 위주보다 재범 방지를 위한 치료 재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검찰은 청소년 사범 및 단순 투약자에 대해선 재활교육을 조건으로 하는 기소유예, 마약류 중독자에 대해서는 치료·선도 조건부 기소유예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람은 1177명으로 2018년 475명보다 147% 증가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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