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등 실사단, 옵티머스 직원 퇴사에 포렌식 조사 검토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36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에서도 환매 중단이 예상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실사단(관리인, 회계법인, 판매사 등으로 구성)은 옵티머스 직원 퇴사로 인해 공백이 생기면서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19일 기준 옵티머스자산운용에는 개별 펀드로는 46개, 투자원금 5151억원 규모의 펀드가 설정돼 있다. 투자자 숫자는 총 1163명으로 이중 개인투자자는 총 979명, 법인 투자자는 184명이다.

지난달 19일 기준으로 환매 중단 선언을 한 펀드는 총 17개, 1558억원 규모다. 전체 투자원금 중 환매 중단 선언을 하지 않은 3600억원 가량의 펀드도 이미 환매 중단된 펀드와 유사하게 운용된 만큼 사실상 상환이 불가능한 상태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발주 건설사 매출 채권에 95% 이상 투자한다며 자금을 끌어모았으나 실제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부업체, 주식 등에 투자했으며 펀드 간 돌려막기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 피해가 예상되면서 판매사들의 선지급 또는 유동성 공급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원금의 70%를 펀드 가입자에게 선지급하고, 나머지 30%는 펀드 자산 실사 결과 등을 고려해 9월말까지 지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도 펀드 만기가 돌아온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긴급조치 명령을 통해 옵티머스의 모든 영업을 정지시켰고, 올해 연말까지 임원의 직무를 대행할 관리인을 파견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옵티머스운용의 관리인으로 선임된 금융감독원,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지난 6일부터 약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는 실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지난 3월말 12명이던 옵티머스 임직원이 모두 퇴사했고, 대표, 2대 주주, 이사 등은 사기 혐의로 구속되면서 자료 요청이나 직원 조사 자체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입구.[연합]

이에 따라 실사단은 디지털 포렌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저장매체에 남아 있는 정보를 복원·분석하는 작업으로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매가 중단된 펀드의 자산 존재 여부와 회수 가능성을 평가한다는 게획이다.

실사단은 ▷모두 회수할 수 있는 자산 ▷일부만 회수할 수 있는 자산 ▷전혀 회수할 수 없는 자산 등으로 나눠 평가할 예정이지만, 옵티머스운용이 투자한 곳이 대체로 정체가 불분명한 대부업체나 부동산 컨설팅 업체여서 회수할 수 있는 자산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