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 설] 성장률 쇼크, 극단으로 치닫는 美中…한가한 때 아니다
뉴스종합| 2020-07-23 11:31

나라 안팎으로 대형쇼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분기 성장률은 -3.3%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2분기 연속 역성장에 예상을 밑도는 쇼크 수준의 성적표다. 특히 수출은 16.6%가 급감하며 56년 만에 가장 낮았다.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방어를 한다고 했는데도 성장률은 당초 예상했던 -2%중후반대를 훨씬 하회했다. 기대와 달리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의 코로나 진정세를 이어간다면 2분기를 바닥으로 하고 3분기에는 상당 부분 반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2분기 성장률 쇼크는 수출부진이 결정타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홍 부총리 전망은 낙관일 수밖에 없다.

걱정스러운 미중 갈등은 수교 이후 최악이다. 미국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했다. 폐쇄시한도 72시간에 불과하다. 중국은 우한이나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 폐쇄로 보복할 태세다. 전격적인 공관 폐쇄 조치 이후에도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중국 공관의 추가 폐쇄에 대해 “언제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주미 중국 대사관이 폭탄과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를 인용 “양국 관계가 계속 악화되면 다음은 국교단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관 폐쇄는 단교를 제외하면 외교관계에서 가장 강력한 조치다. 지금 분위기라면 단교라는 극단적인 조치가 현실화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올 정도로 전쟁 상태나 다름없다.

양국은 무역전쟁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진원지에 대한 논란, 홍콩국가보안법 시행과 곧바로 이어진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 등 여러 전선에서 극한 대치를 하고 있다. 여기에 공관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로 갈등은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 무엇보다 재선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맹렬한 ‘중국 때리기’를 계속할 게 확실하다.

안팎 상황은 엄중한데 한국은 한가한 느낌마저 든다. 이 사람 저 사람 나서고 있는 부동산 정치는 혼선에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 불쑥 등장한 행정수도 이전 주장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한국의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미중 간 갈등격화는 엄청난 악재다. 예상보다 저조한 2분기 성장률 성적표는 코로나 팬데믹이 생각보다 훨씬 큰 위기라는 점을 확인시키고 있다. 대형 위기국면이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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