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하늘길 막히고 폭우 내리니…‘南캉스’·‘百캉스’ 뜬다
뉴스종합| 2020-08-05 11:08

여름 휴가의 절정기인 ‘7말 8초’가 찾아왔지만, 여름 휴가를 방해하는 요소가 산적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 길이 막힌 상황에서 국내는 장마전선이 장기간 머물면서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연일 물폭탄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바캉스족들은 장마 영향권에서 비켜난 부산, 제주 등 남부 지역으로 향하고, 여행 계획을 미처 정하지 못한 홈족들은 시원한 백화점에서 휴가를 즐기는 이른바 ‘백캉스’가 인기다. 올해 바캉스의 최대 키워드는 ‘피서(避暑)’가 아니라 ‘피우(避雨)’ 인 셈이다.

▶해외 대신 국내 남부 휴양지 선택=해외여행을 포기한 바캉스족들이 찾은 곳은 바로 국내 휴양지다. 특히 부산, 제주도 등 남부 지역은 장마전선에 비켜나 있어 폭우 대신 폭염이 이어지는 상황. 덕분에 이 지역 주요 관광지나 유명 맛집은 요즘 내국인 방문객 덕분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과 제주 주요 해수욕장에는 피서객들이 몰리면서 발딛을 틈이 없었다. 제주 서귀포시 ‘오설록 티 뮤지엄’은 주말 동안 내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오설록 관계자는 “방문객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전에는 아시아계 외국인, 제주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많이 방문했다면 올해는 그 자리를 내국인 관광객이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제주도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도내 내국인 유입수는 13만8652명으로, 지난해(13만4000명)에 비해 3.5% 증가했다.

지난 1~4일 내국인 관광객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1% 증가했다. 내국인만 놓고 봤을 때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상황을 회복한 셈이다. 제주도 유명 관광지에서 근무하는 김봉환(78)씨는 “6월 중순부터 제주도 관광객이 서서히 늘더니 ‘7말8초’인 저번 주말에는 방문객이 거의 회복했다”고 말했다.

▶바캉스 못간 사람들은 ‘백캉스’로 대신해=여행 획을 미쳐 세우지 못한 사람들은 폭우를 피해 백화점으로 향했다.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에 최근 업계 내 F&B(식음료) 매장 경쟁으로 전국 맛집들이 모여있다 보니 백화점에서도 바캉스를 즐기는 이른바 ‘백캉스’가 가능하다는 생각에서다. 덕분에 백화점은 ‘비가 오면 고객이 10% 줄어든다’는 징크스를 깨고 모처럼 호실적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7월 30일~8월 2일)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의 매출은 폭우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이 기간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매출이 8.3% 늘었으며, 롯데백화점도 1% 증가하며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고가 제품인 생활가전, 명품 매출이 크게 늘며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생활가전이 이 기간 60% 더 팔렸고, 해외명품 매출도 22%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생활가전 매출이 41.3%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록적인 폭우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전년 수준 이상으로 나온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점차 회복하는 게 아닐까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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