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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환자에 빈번한 ‘뇌 전이’…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 필요
뉴스종합| 2020-08-08 08:02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은 그 자체로도 두렵지만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치료가 더 어렵게 된다. 특히 암이 뇌로 전이가 될 경우 예후가 좋지 않아 생존율도 크게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암 환자는 초기부터 뇌 전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뇌 전이는 혈액을 타고 이동한 암세포로 인해 뇌에 종양이 생긴 것을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성인 암 환자의 10~30%에서 뇌 전이가 발생하며 미국에서는 1만명 중 1명이 뇌 전이를 진단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 유방암 등이 뇌 전이의 주요 원발암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 폐암이 뇌 전이의 약 5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폐암 환자 5명 중 약 1명은 진단 시부터 뇌 전이를 동반하며 치료 중 뇌 전이 발생률이 40%에 달할 정도로 빈번하다.

뇌전이의 대표적 증상은 두통, 오심, 구토부터 언어장애, 기억감퇴, 운동 및 보행 장애 등이다. 이런 증상으로 인해 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고통은 가중되고 재활치료 효과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은주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암 환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재활치료는 매우 중요하지만 뇌 전이 환자는 신체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있어 다른 암 환자에 비해 재활치료가 더욱 어렵다”며 “뇌 전이가 있다면 초기부터 최적의 치료와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비소세포폐암은 뇌 전이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이다. 기존에는 폐암 환자에게 뇌 전이가 발생한 경우 치료를 해도 생존기간이 대개 1년 이내로 예후가 매우 좋지 않았다. 전이된 암을 치료하기 위해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세포독성항암제는 약물이 뇌의 특수한 장벽(혈액-뇌장벽)을 잘 통과하지 못해 뇌 전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이에 방사선치료, 감마나이프, 수술 등의 국소적 치료가 뇌 전이의 치료로 주로 이용되었다. 하지만 방사선치료는 인지기능 저하나 뇌 괴사, 위축과 같은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 견딜 수 있는 치료 용량에도 한계가 있어 같은 부위에 반복 치료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혈액-뇌장벽 투과율을 보이는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안희경 가천대 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비소세포폐암에서는 뇌 전이가 빈번하게 동반되는데 기존의 세포독성항암제는 혈액-뇌장벽 때문에 뇌까지 약물 침투가 어렵거나, 투과한다 해도 농도가 떨어지면서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에 투여하는 표적항암제 중에는 혈액-뇌장벽 투과율이 높아 기존 항암제 보다 뇌전이에 대한 치료 효과를 개선시킨 약이 있는 만큼 방사선치료 이외에도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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