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와 바이든, 결국 지적능력 두고 ‘진흙탕’ 싸움
뉴스종합| 2020-08-19 09: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캠프 측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대선 경쟁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광고의 한 장면이다. 캠프 측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4~5년 전 정력적인 연설장면과 최근 선거운동에서 말을 더듬는 순간을 비교, 지적 능력이 심각하게 쇠퇴한 게 아니냐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출처 트럼프 재선 캠프 ]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미국 차기 대통령 후보끼리 결국 지적능력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74) 대통령과 민주당 측 도전자조 바이든 전 부통령(77)이 모두 고령이기에 예상됐던 장면이다. 방아쇠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겼다. 9·10월 TV토론에선 수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재선캠프는 ‘조 바이든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라는 제목의 디지털 광고를 전날 밤부터 내보내기 시작했다. 유튜브 홈페이지 상단을 통해 나흘간 노출한다. 민주당의 잔치인 전당대회 일정과 겹치도록 했다.

핵심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4년간 심각한 지적 능력 쇠퇴를 겪은 게 아니냐는 점을 시시하는 것이다.

2015·2016년 바이든 전 부통령이 힘있고 분명하게 연설하는 장면과 최근 선거운동에서 말을 더듬고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 듯한 순간을 비교한다. 별도의 내레이션도 없이 ‘바이든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라는 의문형 자막으로 끝낸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번 대선 광고 가운데 가장 잔인하고 가혹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선거운동 초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정신건강을 공격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한다. 일부는 그렇게 하면 고령층을 소외시킬 수 있다고 했지만, 이런 전략을 지지하는 참모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캠프 측 고위 관계자는 “유권자가 조 바이든의 자격과 대통령이 되기에 적합한지를 충분히 평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며 “우리 데이터는 사람들이 그(바이든)의 직무 수행 능력을 우려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AP·로이터]

악시오스는 그런 특정 데이터의 증거를 달라고 했지만, 트럼프 캠프 측은 거절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는 역공을 펼쳤다. 앤드류 베이츠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는 이런 주제에 대한 언급을 늘림으로써 상상 가능한 모든 전략적 테스트에서 보기좋게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바이든은 경보음을 울렸지만, 트럼프는 바이러스는 마법처럼 사라질 거라고 했다”며 “바이든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의료 전문가의 조언을 강조해왔지만, 트럼프는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에게 살균제를 주입하라고 공개적으로 독려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정신적 적합성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낫다고 믿는 걸로 나온다고 바이든 캠프 측은 주장했다. 지난달 몬머스대 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정신·육체적 스태미나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나온 걸 거론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45%였다.

악시오스는 그러나 바이든 캠프 측이 내세운 몬머스대 조사에서 다른 흐름도 나타난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지자가 자당 후보 체력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는 비율(47%)이 공화당파가 이 당 후보 스태미나에 자신을 갖고 있는 수치(72%)에 못미친다는 것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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