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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아마존=IT 녹색 공룡?…안 뻗은 곳 없는 ‘네이버 월드’
뉴스종합| 2020-09-25 11:19
그래픽디자인=이은경

약 20년 전 대기업 내 벤처 육성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조그마한 기업이 자산 10조원 규모의 거대 공룡으로 성장했다. ‘항해하는 사람들’이란 뜻을 지닌 네이버다. 몇 명의 직장 동료들이 만든 벤처 기업은 국내 최대의 플랫폼 기업이 됐다. 포털·쇼핑·금융·AI(인공지능)·모빌리티 등 전 분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우리 일상 구석구석에 자리 잡았다. 한마디로 ‘네이버 월드’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 네이버는 우리가 상상도 못하는 분야에도 진출할 수 있다. ‘네이버 병원’, ‘네이버 자동차’. 아직은 생소한 이름이지만, 충분히 가능하다. 자본금 5억원에서 시총 3위(24일 기준) 대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의 발자취만으로 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항해하는 사람들, 네이버(Navigate +er)=네이버는 올해로 창립 21주년을 맞았다. 창립자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는 1997년 삼성SDS로 입사, 사내 벤처 육성 프로젝트에서 네이버의 시초를 키워갔다. 그러다 1999년 삼성SDS 동료들과 함께 자본금 5억원으로 네이버컴을 창업했다. ‘항해하다’라는 뜻의 ‘네비게이트(Navigate)’와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을 결합한 ‘네이버 (Naver)’였다.

네이버컴은 검색 기술로 수백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2000년 한게임과 인터넷 검색 기술기업 ‘서치 솔루션’을 인수합병하며, NHN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13년 한게임의 분사와 함께 현재의 네이버로 다시 변모하게 된다.

네이버 사옥 [네이버 제공]

▶한국판 구글&아마존…광대한 ‘네이버 월드’=네이버는 포털 검색 뿐만 아니라 쇼핑·금융·결제·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다. 사실상 구글과 아마존의 주요 사업 영역에 모두 진출한 셈이다.

우리 일상 전반이 네이버 영향권 안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더 이상 포털 업체라 한정 지을 수 없을 만큼, 여러 산업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네이버쇼핑이 대표적이다. 국내 검색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는 이를 이용해 전자상거래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의 온라인 결제액은 20조 9249억원으로, 온라인 쇼핑 업계 1위다. 약 2200만명이 사용하는 네이버페이와의 연계로 편리성도 극대화했다.

핀테크 열풍과 함께 금융·보험업까지 진출했다. 지난해 11월 금융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 공고하던 금융업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후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첫 금융상품 CMA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연내엔 중소상공인(SME)을 대상으로 한 대출·보험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서 탄생한 ‘웹툰’을 전세계에 전파하는 콘텐츠 회사 역할도 한다.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글로벌 이용자수 6700만명을 돌파했다. 유료 거래액도 8월 한달 800억원을 돌파, 연 거래액 1조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만화의 고장 일본에서도 네이버의 ‘라인망가’가 앱마켓 비게임 부문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외에도 B2B(기업간거래) IT 서비스 계열사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를 통해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NBP는 올해 연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빅데이터·클라우드 사업 핵심인 데이터센터도 다음달 착공에 들어간다.

▶5년 후…‘네이버 병원’, ‘네이버 자동차’도 탄생?=5년 후 네이버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 영역에 발을 뻗칠 수 있다. 가령, ‘네이버 병’원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원격 의료가 허용되면, 네이버가 의사와 환자를 직접 중개할 수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지난 2분기 컨콜에서 “고대의료원 등과 협력해 의료 클라우드를 강화하는 등 원격의료 방향성을 선제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네이버 일본 계열사 라인은 오는 11월 일본에서 영상통화를 이용한 모바일 진료서비스 ‘라인닥터’를 출시한다. 병원 예약부터 진찰, 결제까지 모바일 앱으로 전부 가능하다.

네이버 이름을 단 자율주행차도 등장할 수 있다. 현재 네이버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없는 레벨 4단계(고도자율)에 해당하는 자율주행차 시험에 성공한 상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하는 ‘네이버 SUV’에서 AI 서비스 클로바를 통해 네이버 검색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 중고차’도 가까운 미래다. 오는 10월 차량 시세 조회 서비스를 선보이는 네이버는 향후 중고차 판매 중개 서비스로 사업 확장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보유한 IT기술이 필연적으로 전 분야의 기반 산업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고경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회장은 “IT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생산 수단으로서 도심집중 현상, 교통 체증, 환경오염 등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며 “IT 기술이 발전할수록 필요한 곳은 많아지고, 결국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은 생과 사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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