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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집주인 1명, 세입자 202명 전세보증금 ‘꿀꺽’…400억대 달해
부동산| 2020-10-07 09:10
서울에 거주하는 임대인(집주인) 한 명이 200명이 넘는 세입자들의 40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공공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줬지만, 이후 변제금을 거의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일대 부동산 중개소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임대인(집주인) 한 명이 200명이 넘는 세입자들의 40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공공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줬지만, 이후 변제금을 거의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상위 30위 임대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6개월 동안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임대인 상위 30명이 저지른 보증사고 건수는 549건, 사고 금액은 1096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HUG는 세입자에게 966억6400만원을 대신 갚아줬으나 이후 해당 집주인에 청구해 받은 회수금은 117억3100만원(12.1%)에 그쳤다.

이 기간에 세입자의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최다 사례, 최대 금액은 서울 양천구에 사는 임대인 A씨가 기록했다. A씨는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임차인(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사례가 202건, 금액은 413억1100만원에 달했다.

A씨는 무리하게 전세를 끼는 갭투자를 하면서 이런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HUG는 최근까지 A씨가 저지른 사고 186건에 대한 전세보증금 382억1000만원을 세입자들에게 대신 갚아줬다. 그러나 변제금 중 A씨에게 청구해 회수한 실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임차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해주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하는 상품이다. 현재 공공 보증기관인 HUG와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에서 관련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보증기관인 HUG와 SGI서울보증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미회수 금액은 매년 증가세로,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7654억원에 이르렀다.

김상훈 의원은 “단 1명이 저지른 보증사고로 수백 가구의 전세보증금과 수백억 원의 세금이 상실되고 있다”며 “주무 부처가 미연에 사고 발생을 막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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