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라방에 백화점이 ‘통째로’ 들어갔다고?![언박싱]
뉴스종합| 2020-10-20 10:25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5분 간 유명 연예인이 라이브 커머스 방송, 일명 라방을 통해 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 브랜드 상품을 소개한다. 5분이 지나면 다른 연예인이 1층에 입점한 화장품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방송은 이런 식으로 백화점 6층까지 이어진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는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Grip)과 손잡고 오는 21일 대규모 라방을 진행한다. 백화점을 통째로 방송하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 9명이 참여하며, 소개하는 브랜드만 60여개에 달한다.

AK플라자의 라이브 커머스 방송이 성장하고 있다. [자료제공=AK플라자]
계속 진화하는 라방…성과도 ‘톡톡

백화점 라방이 진화하고 있다. 한 번에 한두 개 브랜드 상품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AK플라자의 이번 방송은 동시에 60개 이상 브랜드를 노출하며 대표 상품들을 소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쇼핑이 활발해지면서 백화점들이 속속 라방에 뛰어들자 이처럼 백화점을 통째로 방송하는 시험적인 라방도 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AK플라자는 그립과 가장 활발하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백화점이다. 지난해 9월 그립과 MOU를 체결했으며 그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라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탄력을 받았다.

실제로 AK플라자의 올해 누적 라이브 방송은 878회를 넘었으며, 주문은 1만 건을 넘겼다. 누적 시청자도 25만명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달에만 총 206회의 방송을 진행했다. 전월대비 3배 증가한 수준으로 하루 평균 6~7번 방송한 셈이다. 지난달 주문은 전월 대비 50% 늘어 1048건을 돌파했으며 시청자수도 66% 뛴 6만5000명을 기록했다.

그립 방송 화면 [사진=그립 앱 캡처]
고객 접점 중요…새로운 마케팅 수단

백화점 라방에 고가의 제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AK플라자는 라방을 통해 1만원 미만의 제품부터 수십만원의 전자제품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판매 물량이 많더라도 전체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직 라방 매출이 오프라인 매장 매출을 뛰어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AK플라자 측 설명이다.

하지만 판매자가 구매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전달하는 라방의 특징을 볼 때 라방이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니라 새로운 마케팅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라방에서 당장 제품을 사지 않더라도 제품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을 높여 언젠간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라방을 평가할 때 단순히 매출만 따지지는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그립은 라방을 평가할 때 매출 뿐아니라 라이브 시청자 수, 평균 시청 시간, 동시 접속자자 수, 채팅 수 등을 함께 고려한다. 특히 시청자 수는 해당 상품에 대해 노출된 사람 수로, 광고지표로도 볼 수 있어 눈여겨 본다는 설명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라방은 새로운 형식인 만큼 고객과의 접점과 즐길만한 요소, 체험 요소 등을 고려해 그 효과를 봐야 할 것”이라며 “비대면 쇼핑 트렌드로 당분간은 라이브 커머스가 활성화 될 것 같다”고 말했다.

js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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