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현대글로비스. 현대重그룹과 맞손…수소운반선 시대 앞당긴다
뉴스종합| 2020-10-22 12:28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국내 조선사와 손잡고 대형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에 첫발을 내디뎠다. 수소운반선을 국적 선사와 조선사가 공동 개발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수소 해상운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해운·조선사가 협력 시스템을 가동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글로벌 SCM 전문기업 현대글로비스는 한국조선해양·현대미포조선과 공동 개발한 2만㎥ 급 상업용 액화수소운반선의 기본 설계 도면이 세계 최초로 한국선급과 라이베리아 기국으로부터 기본 인증(AIP·Approval in Principle)을 획득했다고 22일 밝혔다.

기본 인증은 선박 개발 초기의 설계 도면이 국내외 공식 인증기관으로부터 안전성과 실효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향후 이어지는 설계 과정에서 기술 표준이 된다. 국내 선박 인증기관인 한국선급과 해외 선박 등록기관인 라이베리아 기국은 선박 도면 승인 분야의 국제 기준으로 통한다.

이날 서울 종로구 계동 한국조선해양 사옥에서 열린 기본 인증 기념식(AIP Ceremony)에는 현대글로비스,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한국선급, 라이베리아 기국, 지마린서비스 등 6개 사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해 2만㎥ 급 액화수소운반선 기본 인증 획득을 축하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5월 한국조선해양·현대미포조선과 수소운반선 공동 개발을 위한 기본 설계를 시작했다. 선박관리 자회사인 지마린서비스와 함께 선박의 크기부터 엔진 구동방식, 수소가스 처리방법 등 수소운반선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설계에 반영했다. 선박 건조에 드는 투자 금액과 운영 비용 등을 포함한 경제성 검토도 진행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액화수소 화물 처리시스템과 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소 증발가스 처리시스템을 개발하고, 현대미포조선은 선박 기본설계를 진행했다.

대량의 수소를 선박으로 운송하려면 부피를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는 액화 공정이 필수다. 액화수소는 수소가스보다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으로 작아 저장과 운송이 쉽다. 기체 상태의 수소를 더 많이 담기 위해 압축하는 방법보다 안전성도 뛰어나 사업성 확보에도 유리하다.

현대글로비스는 수소운반선 공동 개발에 선사로 참여해 향후 수소 해상운송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국내 대표 해운사와 조선사가 협업해 기술 표준을 만들면 미래 글로벌 수소 해상운송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액화수소운반선 공동 개발은 해운·조선업계가 해상 수소 공급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핵심 운송 역량을 갖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수소 해상운송 경쟁력 제고를 위해 조선업계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개발 참여 발표에 앞서 유럽 대표 해운사인 ‘윌.윌헬름센(Wilh.Wilhelmsen Holdings ASA)’과 지난달 ‘해운환경 변화 공동대응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가스선박 안전관리 분야의 정상급 선사와 협력 관계를 맺어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이 완료되는 시기 수소 해상운송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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