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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전파 바이러스, 일회용 키트로 50분내 즉시 잡아낸다
뉴스종합| 2020-11-12 12:37

국제학술지 'ACS 센서' 표지에 게재될 연구팀의 성과 이미지.[K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공기 중의 특정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바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분자인식연구센터 이준석 박사팀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김민곤 교수팀,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송창선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포집하고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공기 중에 퍼져있는 각종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와 같은 생물학적 위해물질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검사할 장소의 공기를 포집하고 포집한 공기를 실험실에 가져온 후 적게는 수 시간에서 길게는 수일이 소요되는 별도의 분석 공정이 필요하다. 실험실로 옮기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검사할 수 있는 기존 기술은 세균 또는 곰팡이의 농도를 모니터링할 수는 있었으나, 특정 미생물의 유무나 입자 크기가 작은 바이러스를 구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공동연구진은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일회용 키트를 활용해 손쉽게 포집하고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일체형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일회용 바이러스 포집·진단 키트는 임신 진단 키트와 유사한 형태로 별도의 세척이나 분리 없이 하나의 키트 내에서 10분~30분간의 포집 후 20분의 분석을 통해 현장에서 최대 50분 안에 포집, 분석의 모든 과정을 완료하여 손쉽게 부유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개발한 진단 플랫폼은 공기 채집기를 통해 부유 바이러스를 유리 섬유로 이루어진 필터인 다공성 패드에 수집, 농축하고 모세관 현상을 이용해 검출 영역으로 이동시킨다. 이동한 바이러스는 특정 바이러스에만 반응하는 항체가 부착된 적외선 발광 나노입자와 결합돼 여러 바이러스가 공존하고 있는 환경에서도 원하는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검출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진단 키트를 동시에 4개 이상 삽입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해 동시에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도 있다.

부유 바이러스는 실내 공간의 크기, 공조 시스템의 유무, 온도 및 습도 등의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공동연구진은 개발한 플랫폼을 검증하기 위해 외부 요인들을 조절할 수 있는 인공 부유 바이러스 조성 시스템을 구축하여 일정한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넓은 공간에 확산되어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포집해 다공성 패드 내에서 약 100만 배 이상의 농도로 농축했다. 이후 패드 표면에 부착된 바이러스들을 표면 전처리 및 분석용액 최적화를 통해 약 82% 수준의 효율로 회수해 검출 영역으로 이동시켜 분석할 수 있었다.

공기 중 바이러스를 포집하고 탐지하는 일체형 분석 플랫폼 개략도. [KIST 제공]

이준석 박사는 “현장에서 포집하고 바로 분석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공기중에 부유 중인 생물학적 위해 인자를 현장 진단해 실내 공기 오염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센서’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출판될 예정이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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